지난해 세 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가 440만 명에 육박한 가운데 이 중 26% 이상이 30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다중채무자 비중이 가장 빠르게 늘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초저금리를 지렛대로 2030세대가 ‘영끌’과 ‘빚투’에 나선 여파로 풀이된다.

6일 한국은행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다중채무자 가운데 30대 이하 비중은 26.2%로 집계됐다. 1년 전(25.2%)보다 1%포인트, 2017년(23.9%)보다는 2.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0~2021년 연속으로 다중채무자 비중이 늘어난 것은 모든 연령대에서 30대 이하가 유일했다.

30대 이하 다중채무자 비중은 40대(33.7%)와 50대(27.8%)보다 낮았지만 격차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017년 11.3%포인트였던 40대와의 격차는 2019년 10.9%포인트, 지난해 7.5%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특히 지난해 말 20대 다중채무자 수는 36만6000명으로 2019년보다 21% 늘어 증가세를 주도했다. 30대 다중채무자도 1%가량 늘어난 99만9000명이었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30대를 중심으로 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율(LTI)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청년층의 취약차주 비중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이런 증가세가 지속되면 채무상환 능력이 약화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