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철강업체들이 탄소 제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향후 30년간 3000억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에너지 데이터 연구소(BNEF)의 보고서를 인용해 “글로벌 철강업계가 탄소 중립을 위해 2050년까지 총 2780억달러(약 327조원)의 자본 투자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위한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철강업계에서 내뿜는 탄소는 전 세계 배출량의 7%를 차지한다. 친환경 경영에 대한 기후단체 등의 압력이 커지자 전 세계 철강업체들은 재활용 비율을 늘리고 수소연료 사용 비중을 높이는 등의 방안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줄리아 애트우드 BNEF 애널리스트는 “철강산업은 탈탄소 국면에서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석탄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데다, 고철의 가용성이 낮아 재활용 생산 비중을 늘리는 데 제한이 있다는 지적이다. 철강 생산량의 약 69%가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애트우드는 “철강업계가 탈탄소 기조를 유지하면서 철강재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수소연료 가격이 하락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