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당근마켓 홈페이지
사진=당근마켓 홈페이지
월 사용자가 약 1500만 명에 달하는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이 라이브커머스에 뛰어든다. 하이퍼로컬(지역 기반) 커뮤니티를 추구하는 만큼 동네 가게 대상의 ‘라방’이 될 전망이다. 소상공인용 지역광고 외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는 당근마켓이 라방을 통해 본격적인 수익 모델 발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라방으로 동네 가게와 주민 연계”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최근 ‘라이브스트리밍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라이브방송 플랫폼 구축 작업에 들어갔다. 관련 개발자도 채용 중이다. 라이브커머스 진출 목적은 ‘로컬 커머스’ 강화다. 당근마켓 측은 “동네 가게와 지역 주민을 다양한 형태로 연결시키고 있다”며 “라이브커머스 인력 채용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라이브커머스를 개인 간 중고거래보다 지역 가게 대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당근마켓은 지역 상점 대상 서비스 ‘버즈프로필’을 운영하고 있다. 가게들이 앱 내 프로필을 제작해 인근 주민에게 가게를 홍보하는 서비스다. 향후 라이브커머스를 출범하면 비즈프로필 회원을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

성공 가능성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라이브커머스는 진입장벽이 낮아 소상공인들도 부담 없이 뛰어들 수 있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코로나19 사태로 급성장하며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과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음식 배달 플랫폼 배달의 민족 등이 진출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라이브커머스도 방송이기에 상품 구색과 방송 진행 역량이 필요하다”며 “유통업체들이 라이브커머스 전문 쇼호스트까지 채용하는 시대에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독] 당근마켓, 적자 돌파구로 '라방' 찍었다

‘흑자 전환’ 수익 모델 찾을까

적 가입자 2100만 명. 올 상반기 국내에서 가장 많이 내려받은 앱 등 화려한 외형에도 불구하고 당근마켓은 아직 적자 기업이다. 2019년 영업손실은 72억원으로 전년(16억원)의 4.5배다. 영업손실은 창업 첫해인 2015년(1억5000만원) 이후 매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당근마켓의 취약점은 수익 모델 발굴이 여의치 않은 구조라는 것이다. 중고거래를 포함한 당근마켓의 대부분 서비스는 무료다. 비즈프로필도 수수료가 없다. 사실상 유일한 수입원인 지역 광고는 노출 수 1000회당 비용이 1만원 이하다. 지역 기반 커뮤니티를 구축하겠다는 김용현·김재현 대표의 철학에 대기업 광고도 유치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라이브커머스 진출을 통한 새 수익원 발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맞춰 연내 자체 결제 시스템 ‘당근페이’도 출시할 예정이다. 개인 간 거래에 쓰이는 경쟁사의 자체 결제 시스템과 달리 당근페이는 상점 결제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라이브커머스는 이용료를 받거나 당근페이를 통하게 해 수수료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소상공인 위주 로컬 커머스의 한계 때문에 라방, 당근페이 출시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작은 지역 상점들은 마케팅 수요가 적고, 잘되는 가게들은 ‘전국구 마케팅’을 원해서다.

한 e커머스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은 매출이 일정 수준이 되기 전까지는 광고 마케팅에 보수적”이라며 “반면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하면서 동네 유명 빵집 등 일부 상점은 티몬·위메프 등에서도 돈을 내고 마케팅을 한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