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연합뉴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연합뉴스
국내 주택 시가총액이 지난해 말 사상 최대치를 다시 썼다. 지난해 이례적인 저금리 기조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로 집을 마련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 결과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0년 국민대차대조표에 따르면 국내 주택(주택 및 부속 토지 포함) 시세의 합계인 주택 명목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5722조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 5059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13.09%나 증가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총자산(금융자산+비금융자산) 중 주택의 비중은 42.8%로, 2015년 이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순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은 74.8%에 달했다. 이 역시 2019년과 비교하면 1.5%포인트 정도 상승한 수준이다.

손진식 한국은행 국민B/S팀 팀장은 "지난해 독특하게 부동산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자연스럽게 통계상에 반영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총생산(GDP) 대비 토지자산의 배율은 5.0배를 기록했다. 지난해 명목기준 GDP가 0.4% 늘어난 반면 토지자산은 10.5%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1경423조원으로 11.9% 증가했다. 금융부채 증가세가 9.2%로 2019년(5.0%)보다 확대됐지만, 금융자산은 2019년(6.6%)에서 지난해(13.9%)로, 비금융자산도 6.5%에서 10.1%로 증가세가 더 확대된 영향이다.

이같은 부동산 상승세는 가구당 순자산 규모 확대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5억1220만원으로 2019년보다 10.6%가 늘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순자산은 1경7722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6%(1093조9000억원)늘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민순자산 비율은 9.2배로 1년 전(8.6배)보다 상승했다.

다만 비금융자산 대비 금융자산·부채의 증가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금융법인 이외 제도부문(비금융법인 가계및비영리단체 일반정부)의 금융자산은 지난해 12.6% 늘었으며, 금융부채는 14.8% 증가했다. 이는 비금융자산의 증가세인 7.4%와 비교하면 빠른 속도다. 2019년 금융자산과 금융부채 증가율은 각각 6.6%, 6.0% 정도였다.

금융연관비율은 108.2%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연관비율은 금융자산을 국민순자산으로 나눠 계산한 것으로, 금융불균형 누증 정도를 평가하는 수치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