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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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의 델리(조리식품) 코너는 3~4인 가족 전용 코너였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장을 보러 온 김에 한 끼를 때울 요량으로 치킨 한 마리, 초밥 한 판을 사가는 경우가 많았다. 델리 코너에서 판매하는 음식도 이들을 겨냥했다. 많은 양을 저렴하게 팔아 눈길을 끌었다.

마트 델리 코너에 최근 2030세대가 찾아오고 있다. 대형마트들이 델리 코너를 젊은 층에 맞춰 뜯어고치면서다. 이마트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부터 델리 코너 이름을 ‘키친 델리’로 바꾸고 리뉴얼에 나서고 있다. 초밥 등 메뉴를 전문 음식점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용량을 줄인 1인용 제품을 내놨다. 샐러드와 샌드위치 등 젊은 층이 좋아하는 간편식 상품도 늘리고 있다.

이마트에서 올 들어 지난달까지 30대의 간편식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7% 증가했다. 간편식에는 샐러드와 샌드위치가 포함된다. 같은 기간 20대의 간편식 매출은 59.3% 늘었다. 같은 기간 델리 코너 매출의 전체 증가율(11.0%)을 크게 웃돌았다.

마트 델리에서 샐러드와 샌드위치는 본래 구색 맞추기 용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2030세대를 중심으로 건강한 식사가 트렌드로 떠오르자 이마트는 간편식을 델리 대표 메뉴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간편식 바이어가 지난해 11월부터 수십 번의 테스트를 거쳐 샐러드 5종과 샌드위치 9종 등 신상품 14종을 개발했다”며 “샐러드도 용량을 이전보다 15%가량 늘리고 재료를 다양화해 든든한 느낌을 주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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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최근 화제가 된 하와이 전통 음식 ‘포케’도 지난달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포케는 연어 등 재료와 각종 채소, 소스 등을 버무려 먹는 음식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포케를 출시한 지난달 4일부터 지난 20일까지 총 2만여 개가 판매됐다.

델리 코너의 원조 대표 메뉴인 초밥은 전문점 수준으로 품질을 끌어올렸다. 광어, 연어 등 일부 생선에 집중됐던 초밥 상품을 참숭어와 참돔, 참치, 왕새우 등으로 늘렸다.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고급 어종들이다. 모둠초밥은 2~3인이 먹을 수 있는 18개 또는 30개입 상품만 있었지만 최근 1인용(10개·16개입) 제품도 출시했다. 올 들어 3월까지 이마트에서 30대의 초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3%, 20대는 13.4% 늘었다.

이마트의 배송 서비스 ‘델리 쓱배송’도 델리 메뉴에 대한 젊은 층의 인식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델리 쓱배송은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쓱닷컴에서 식재료를 주문할 때 델리 코너의 일부 제품을 함께 주문하는 서비스다. 소비자가 델리 제품을 주문하면 당일 제조해 배송하며 총 100여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말부터 140여 개 매장 중 직영 델리 코너가 있는 70여개 점포에서 델리 쓱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는 오프라인 델리 코너의 인기 상품 위주로 운영하지만 올해 안에 배송 상품군을 오프라인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