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테슬라 등 수입차 브랜드의 전기차 보조금 독식 우려를 진화하기 위해 보조금 재원인 지방비를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또 다음달 각 지방자치단체의 차종별 전기차 수요를 재조사하고, 실수요에 따라 보조금을 재배정할 방침이다.

테슬라 보조금 독식 우려에…정부 "지방비 추가 확보"
13일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정부는 2021년 전기차 보급목표 12만1000대(승용차 7만5000대 등) 중 8만4000대에 지급할 지방비를 확보했다. 승용차는 7만5000대의 목표량 중 4만5000대, 화물차는 2만5000대 중 2만1000대 수준의 지방비가 마련됐다. 전기차 보조금은 국비와 지방비를 매칭해 지원한다.

최근 시장에선 올해 전기차 보조금 조기 소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보조금 지급 대상인 테슬라 모델3가 지난 1분기에만 3200여 대 팔리며 테슬라 전기차가 올해 보조금을 싹쓸이하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의 걱정도 컸다. 현대자동차의 신형 전기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등이 출시를 앞둔 가운데 테슬라 모델3 판매 호조로 서울과 부산 등에서 전기차 보조금 신청 건수는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 10일 기준 부산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공고 대수(2301대) 대비 접수율은 60.1%(1384대)다. 서울은 공고 대수 5067대 중 2495대가 신청해 49.2%의 접수율을 나타냈다. 총 전기차 공고 대수 4만5814대 중 9646대가 신청해 21.1%의 접수율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특정 지역의 보조금 예산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수입차의 보조금 독식 현상을 막기 위해 전기차 보조금을 분기별로 할당해 배분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환경부는 지방비를 추가로 확보해 보조금 조기 소진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공고 대수는 지방비를 확보한 만큼의 수량이기 때문에 지방비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하면 보조금 지급이 가능한 전기차 대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5월 지자체 전기차 수요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차종 간(승용차, 화물차, 승합차) 물량 조정과 지자체 간 국비 재배정 등을 통해 유연하게 보조금을 집행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전기차 수요예측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선을 그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4월 초 기준으로 제작·수입업체를 모니터링한 결과 보급 전망이 승용차 기준 7만 대 정도”라며 “국고보조금 기준 전체 보급 목표가 7만5000대이므로 보급 규모가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