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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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이 25일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동의안이 2월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조합법은 국회를 통과됐으나 정작 비준동의안은 처리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에 비준안 처리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박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 패널 보고서'와 관련한 브리핑을 열고 "한국 정부는 현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계류돼있는 ILO 핵심협약 비준동의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한-EU FTA 협정문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EU측에 패널의 권고 사항이 최근 노동법 개정을 통해 해소되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박 차관은 지난 2019년 7월 시작된 한-EU 간 분쟁해결절차의 마지막 단계인 '전문가 패널 보고서' 내용을 공개했다. EU는 당시 우리나라가 FTA(제13장 '무역과 지속가능발전')에 명시된 ILO 핵심협약 비준 노력을 게을리한다며 분쟁조정절차를 개시했다. 지난해 11월말 마지막 심리를 진행한 패널은 이날 국내 노조법의 노조가입범위 제한과 노조 임원 자격 요건이 '결사의 자유'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개선을 권고했다. 또 EU가 문제제기했던 노조설립신고제도에 대해서는 한국이 협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FTA에 규정된 협의기구(무역과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꾸려 추가 논의를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정부는 패널 보고서에 대해 "우리 정부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FTA 13장을 구속력있는 의무로 판단하고 권고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면서도 "패널의 판단을 존중해 이행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장급 위원회인 무역과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조만간 구성해 노조설립신고제도와 관련한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반면 패널이 개선을 권고한 노조 가입범위와 노조 임원자격에 관한 문제는 지난해 12월 노조법 개정을 통해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박 차관은 "패널의 세 가지 권고 중 노조법 관련 두 가지는 노조3법 개정으로 이행 완료됐다고 판단한다"며 "패널의 권고는 지난해 11월25일까지의 상황을 전제로 한 것으로, 이후 개정 노조법의 내용을 반영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12월9일 해고자와 실업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을 허용하고, 노조의 임원은 해당 사업장에 종사하는 조합원 중 노조가 자체 규약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