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극성을 부린 지난 2분기 국내 주요 식품 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갔다. 미래 먹거리인 가정간편식(HMR)의 선풍적 인기와 해외 시장에서의 매출 신장이 실적을 견인했다.
농심 405%·하이트 411%↑…식품기업 실적 축포
K푸드 세계화의 일등 공신은 라면이다. 농심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0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56% 증가했다고 14일 공시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다. 한국을 포함해 중국, 미국 등 모든 지역에서 매출이 늘었다. 중국은 전년 대비 32.8% 증가한 1974억원, 미국은 22.4% 늘어난 1792억원으로 집계됐다. 라면 비수기인 2분기 영업이익은 4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4.8% 증가했다. 이 기간 매출은 6680억원으로, 17.6% 늘었다. 농심 관계자는 “연초 짜파구리 열풍에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라면 소비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의 62%를 넘는 삼양라면도 6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이어갔다.

삼양식품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0%, 41% 증가한 1740억원, 294억원이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종합식품기업들은 대부분 선방했다. 풀무원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줄어든 5651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37.8% 증가한 147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법인인 풀무원USA는 1991년 창사 이래 사상 첫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 법인도 지난 1분기 첫 흑자 전환한 데 이어 2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풀무원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21%다. 해외 매출 비중이 50%를 넘는 CJ제일제당, 베트남과 러시아, 중국 등 해외 매출이 65.7%에 달하는 오리온도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외식업 경기 침체로 주류 회사들의 2분기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하이트진로는 2분기 매출이 11.0% 늘었고, 영업이익은 105억원에서 540억원으로 411.0% 증가했다. 주점과 식당 등에 판매관리비를 쓰지 않았지만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가정용 주류 판매가 크게 늘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전날 2분기 매출이 5979억원, 영업이익이 292억원으로 각각 11.7%, 36.9%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클라우드, 피츠, 처음처럼 등 대표 제품이 코로나19로 인한 외식 경기 침체 영향을 받았다.

김보라/박종필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