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으로 외화 유동성에 노란불이 켜졌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사상 최대 규모로 한국 주식을 팔아 치우고, 금융권과 기업들에선 ‘달러 가뭄’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위기가 가중될 경우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외화 유동성 부족으로 수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상수지가 악화하고, 이에 따라 금융권 신용 경색이 심화하는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기업 '달러 가뭄'…외화 유동성에 경고등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16일까지 한국 주식 7조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역대 1~16일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반면 금융회사들의 달러 수요는 급증했다. 지난 13일 원·달러 스와프포인트 1개월물 가격은 -4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6월 18일(-4원20전) 후 가장 낮았다. 외환스와프는 은행 간 원화를 담보로 달러를 빌려주는 거래로 마이너스 폭이 확대되면 그만큼 달러 수요가 커졌다는 의미다. 한국광물자원공사(3억호주달러) 한국석유공사(5억달러) 등이 해외 채권 발행 시점을 미루는 등 한국 기업의 외화자금 조달도 차질을 빚고 있다.

김익환/김진성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