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자영업 불황은 고스란히 아르바이트 및 일용직 채용시장으로 전이되고 있다. 생계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이 가장 쉽게 쓸 수 있는 방법이 일손을 줄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코로나發 자영업 불황에 알바·일용직 일자리 급감
서울 사당동에서 짬뽕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지난주 ‘알바생’을 내보냈다. 그는 “일거리가 없어 식당 일을 도와주던 아내도 그냥 쉬라고 했다”며 “보름 사이에 종업원이 두 명 줄어든 셈”이라고 말했다. 서울 명동에서 기념품을 판매하는 정모씨는 많게는 세 명까지 쓰던 알바생을 모두 내보냈다. 그는 “밥값까지 포함해 하루 10만원인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들었다”며 “코로나19 감염이 두렵다며 먼저 쉬겠다는 알바생도 있었다”고 전했다.

건설 현장과 가사도우미 등 일용직 인력시장도 완전히 얼어붙었다. 서울 구로동의 박용문 한진인력 이사는 “인력을 더 뽑겠다는 건설 현장이 사라졌다”며 “새로 채용한 사람이 감염 확진자로 나타나 현장이 봉쇄되느니 불편하더라도 적은 인원으로 일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전국 공사현장 중 7곳이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됐고, 27개 현장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있다.

가사도우미와 노인·아이 돌봄 관련 신규 인력 수요도 사라졌다. 2월 중순만 해도 중국 출신만 기피했지만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확산 이후 구인 문의가 끊겼다. 식당 등에서는 종업원을 해고하지 않더라도 근로시간을 단축하거나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 종로구의 한 백반집은 저녁 장사를 중단하고 8시간 일하던 종업원들의 근무시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구인구직 사이트 벼룩시장이 최근 구직자 285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81.9%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채용시장 위축을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중 계획됐던 채용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다는 응답이 49.8%였으며, 12.2%는 임금 등 채용 조건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구인 공고도 일용직을 많이 채용하는 식당 및 배달, 판매 등 부문에서 크게 줄었다. 구인구직업체 알바몬에 따르면 지난달 식당 관련 구인이 전년 동기 대비 10.8% 줄었고, 운전 및 배달업은 7.7% 감소했다. 유통·판매 구인 역시 5.4% 줄었다. 사람을 직접 상대하는 업종을 중심으로 일자리 감소가 가파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경목/노유정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