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울 충무로에 있는 한 쿠킹 스튜디오가 직장인들로 북적였다. 주방용품업체 해피콜의 서울사무소 직원 50여 명이 모여서 기발한 ‘요리 송년회’를 연 것.

제비뽑기로 부서를 섞어 9개 조를 꾸렸고, 조별 난상토론을 거쳐 요리 종목을 정했다. 재료비는 1인당 점심 식대인 8500원에 조별 인원 5명을 곱한 4만2500원으로 제한했다. 요리대회 취지를 살리기 위해 에어프라이어나 초고속 블렌더 같은 소형 가전은 사용 금지 명령이 떨어졌다. 대신 주방용품 회사인 만큼 프라이팬과 냄비, 조리용품, 믹싱볼 등의 ‘장비’는 아낌없이 제공했다.

칼질 소리와 지글지글 끓는 소리, 고소한 냄새가 풍기면서 기발하고 다양한 요리가 완성됐다. 사람들의 눈길을 끈 것은 ‘59겹 계란말이 초밥’이었다. 잘 눌러붙지 않는 해피콜의 팬을 이용해 서울사무소 직원 수를 뜻하는 59겹으로 말았다는 후문이다.

박소연 대표는 후배들과 치즈 닭갈비를 만드는 등 모든 임직원이 조리 과정에 참여했다. 유통사업본부장인 김범수 상무는 뛰어난 칼질 솜씨를 자랑하며 일사천리로 양파를 썰고 밑재료를 만들어 박수를 받기도 했다.

만든 음식들로 한상 푸짐하게 차려 함께 맛을 보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사내 메신저로 즉석에서 투표방을 개설해 현장 투표도 했다. 해피콜이 이 같은 요리 송년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표는 “주방회사의 특성을 살리면서 다같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다 보니 요리 송년회를 열게 됐다”며 “오늘처럼 즐겁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내년에도 열심히 뛰어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