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밑도는 0.4%에 그치자 여당 내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더 낮췄어야 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재부 차관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열석 발언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더 나쁜 것으로 나오자 정부와 여당이 한은에 추가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2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주열 한은 총재에게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내렸어야 했는데 왜 0.25%포인트만 낮췄느냐”고 질의했다.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국감에선 열석 발언권을 두고 홍 부총리와 이 총재가 엇갈린 의견을 내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열석 발언권에 대해 “필요하면 참석하고 활용할 계획”이라며 행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반면 이 총재는 “실효성도 없는데 간섭으로 비칠 소지만 있어 이제는 없애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열석 발언권을 행사한 것은 2013년이 마지막이다.

3분기 성장률 부진에 대해선 정부와 한은이 다양한 진단을 내놨다. 홍 부총리는 “민간 성장궤도가 살아났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며 “민간투자와 건설투자가 조정을 거친 탓에 부진을 면치 못했고, 민간소비 여력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3분기 민간소비가 0.1% 증가에 그쳐 2분기(0.7%)보다 둔화된 데 대해서는 “의류 등 준(準)내구재 소비가 줄었고 특히 여행 등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고 했다.

한은은 2분기에 정부 기여도가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 외에 이례적 요인이 가세했다고 봤다. 박양수 한은 통계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올여름 날씨가 선선해 의류 구매와 전기 사용이 덜했고 여행 등 소비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 무상교육이 확대된 점을 민간소비가 약화된 배경으로 꼽았다. 박 국장은 “원전 가동률 하락으로 (발전 공기업들의) 부가가치가 낮아진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