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에 1억7000만병 생산설비
업계 1위 삼양과 경쟁
동원시스템즈는 강원 횡성에 세운 ‘아셉틱(aseptic·무균충전공법)’ 음료공장 가동을 시작했다고 23일 밝혔다. 총 850억원이 투자된 이 공장에서 연 1억7000만 병의 음료를 생산할 계획이다. 음료 브랜드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을 주로 맡는다. 삼양패키징이 사실상 독점해온 아셉틱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 동원시스템즈가 진출하면서 음료 품질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동원 '아셉틱 음료' 시장에 도전

페트병에 들어가는 음료는 보통 120도 이상에서 1분간 살균한 뒤 90도 안팎의 고온에서 주입된다. 균을 죽여야 유통과 보관이 쉽기 때문이다. 이 방식엔 단점이 있다. 찻잎은 100도 이상 펄펄 끓는 물에 우리면 떫고 쓴맛이 강해진다. 우유도 고온으로 끓이면 유막이 생기거나 맛이 변한다. 나쁜 균뿐만 아니라 좋은 균도 죽어 과일즙은 영양소가 대부분 파괴된다.

동원시스템즈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신기술인 아셉틱을 횡성 공장에 적용한다. 아셉틱은 88~92도에서 멸균한 음료를 급속 냉각해 20~25도 상태로 페트병에 집어넣는다. 맛의 변화가 적고 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영양소도 대부분 보존된다. 보리차, 녹차, 커피음료 등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 상온의 음료가 주입되는 만큼 페트병의 두께도 기존보다 20% 이상 얇게 만들어도 된다.

아셉틱 음료는 일본 등 선진국에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일본은 전체 음료의 50%가 아셉틱 기술로 생산된다. 국내에서는 최근 5년간 연평균 16%씩 성장하고 있다. 일반 페트 음료 시장 성장률(연 5%대)보다 크다. 롯데칠성음료, 코카콜라, 동아오츠카 등은 자체 음료 생산 라인에 아셉틱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B2B 시장에선 2007년 삼양패키징이 아셉틱 기술을 도입했다. 전체 OEM 시장을 독점해왔다.

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은 “횡성을 국내 최대 음료 생산기지로 육성해 아셉틱 음료 부문에서만 2026년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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