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13~17일) 국내 증시는 빈손으로 끝난 미중 무역협상 결과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일시적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최종 타결에 대한 기대가 작용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한 중국의 대응 수위와 미 중앙은행 위원들의 연설 내용이 앞으로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중 고위급 협상은 결국 무위에 그치며 마무리됐다. 미중은 협상이 최종 결렬된 것은 아니라면서 협상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은 상세한 일정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한달 내 추가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증시는 추가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지난 10일(현지시간)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4.01포인트(0.44%) 뛴 25,942.3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68포인트(0.37%) 상승한 2881.40, 나스닥 종합지수는 6.35포인트(0.08%) 오른 7916.94에 장을 마감했다.

◆ "충격 단기적…폭락장 없을 것"

금융투자업계는 협상 결과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충격 역시 단기적일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안전자산선호 및 변동성 확대가 이어질 전망"이라면서도 "양국의 협상 지속으로 최종 타결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면서 단기 충격 후에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구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2150~2010포인트 사이에서 관련 뉴스 및 정책 변화에 따라 일진일퇴 공방전을 반복할 것"이라며 "중국 관련 소비재, 비메모리 반도체 등 정책 수혜주와 고배당주 등이 핵심으로 기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역갈등 긴장감이 부각됐던 지난해 10월과 같은 폭락장은 없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미 중앙은행의 기조가 당시와 다르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2018년에는 미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기조가 지속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추가 금리인상 우려가 극대화되면서 코스피가 폭락했다. 그러나 지금은 금리인하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선물시장에서 보는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60%에 달하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외 불안요인을 감안해 미 중앙은행이 비둘기파적(시장친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적어도 이전 저점 수준까지의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 중국 대응 수위, 연준위원 발언 주목

앞으로 주목할 변수는 관세 인상에 대한 중국의 대응 수위다. 보복 조치를 어떤 수위로 결정하는지가 앞으로의 협상 의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위안화 환율의 방향은 중국이 미국에게 주는 중요한 협상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허진욱 연구원은 "중국이 재차 위안·달러 환율을 지속적으로 절하(위안화 약세)할 경우, 무역협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할 경우, 협상에 우호적인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주 미 중앙은행 위원들이 연설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 어떻게 언급하는지도 눈여겨봐야 한다. 통화완화적 발언이 나올 경우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

미중 무역협상 외에 이번주 증시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는 MSCI 반기 리뷰 발표가 있다. 미국현지시간 기준 13일 발표여서 한국 시간으로는 14일 오전 7시30분 전후로 발표될 예정이다.

MSCI 한국지수 편입 종목들의 과거 주가 흐름을 보면 편입 전부터 기대감을 반영하며 상승해왔다. 편입 발표 직후에도 한동안 주가 상승흐름이 유지되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외국인 자금의 유입은 편입 직후에 본격화 된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매매관점에서는 평균적으로 편입 발표 후 8영업일까지 주가가 상승한 후, 이후 조정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