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매운맛' 불닭볶음면 앞세워 삼양식품 '라면 대국' 日시장 공략
삼양식품이 일본에 법인을 설립한다. 불닭볶음면(사진)의 인기 덕분이다. 일본 법인이 설립되면 삼양식품의 해외법인 1호가 된다. 삼양식품은 1980년 미국에 법인을 세웠지만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에 철수했다.

삼양식품은 29일 일본 현지 판매법인 ‘삼양재팬’ 설립을 위해 관련 서류를 일본 정부에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1주일 안에 삼양재팬은 공식 운영될 계획이다. 초기 직원은 세 명으로 단출하게 꾸려진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시리즈의 인기 덕분에 지난해 약 2000억원 규모의 라면을 해외에 수출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중 80%가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에 집중돼 있다. 그럼에도 삼양식품은 해당 국가에 현지법인을 세우지 않았다. 반면 지난해 36억9000만원어치의 라면을 수출한 일본에 첫 현지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일본은 라면 시장 규모가 연간 6조원에 이르는 라면 대국”이라며 “수입상만 상대하다가는 미래가 밝지 않다고 판단했고, 라면 대국에서 한국의 매운맛으로 승부를 걸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닭볶음면의 수출이 급증하는 등 성장성도 충분하다고 판단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삼양식품의 대(對)일본 라면 수출액은 2016년 6억9000만원에서 지난해 36억원으로 늘어났다. 연 138%씩 성장한 셈이다. 수출 품목도 감자라면과 김치라면 등에서 지난해엔 불닭볶음면, 치즈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등으로 확장됐다.

삼양식품은 현지법인을 앞세워 일본의 편의점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고려해 일본에선 봉지라면보다 용기면 라인업을 강화키로 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