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예보)는 금융사의 미래 부실위험을 평가하는 새 지표를 개발해 예금보험 차등보험료율 제도 등급 평가를 현행 3등급에서 향후 5~7등급까지 확대하겠습니다."

위성백 예보 사장 "차등보험료제 3등급→7등급까지 확대…사회적가치 반영"
위성백 예보 사장은 13일 "예금보험 차등보험료율 제도가 도입된 지 3년이 지났는데, 앞으로 취지에 맞게 제도를 고도화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위 사장은 이날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송년 워크숍에 참석해 차등평가 강화 등을 골자로 한 내년 주요업무 추진방향을 소개했다.

차등보험료율 제도는 금융사별로 경영과 재무상황 등을 평가해 예금보험료를 다르게 매기는 제도다. 현행 상·중·하 등 3개 등급으로 나눠져있고, 1등급을 받은 금융사는 예금보험료를 5% 덜 내도 되는 반면 3등급 금융사는 5%를 더 내야 한다.

예보는 정보 수집체계를 정비하고 부실요인을 분석하는 리스트 분석모델을 정교화해 등급을 앞으로 5∼7등급으로 세분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위 사장은 차등보험료율제 등급 평가에 금융사의 사회적 가치 제고 노력도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위 사장은 "금융사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한 점을 차등평가에 반영할 수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라며 "금융사가 소비자에게 고금리를 매기면 수익성이 극대화되겠지만, 이 때문에 예금보험료를 덜 매기는 이득이 일어나지는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익성·안정성·성장성 등이 주요 지표이고, 사회적 가치 실현 지표는 보완지표"라고 부연했다.

현재 관련 연구용역을 실시 중인 점 등을 고려하면 이 같은 제도 개선이 실제 반영되는 시기는 2020년께로 예상된다.

또한 정보수집 체계 정비를 위해 금융감독원에서 받던 건전성·부실 관련 정보를 각 금융사에서 직접 받아 분석하기로 했다.

위 사장은 위기대응력 제고를 위해 리스크감시와 정리로 나뉜 상태였던 예보 조직을 업권별로 나누는 조직 개편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리스크감시 부서와 정리부서 아래 각각 은행 및 금융투자·보험·저축은행 담당이 분리돼 있었지만 앞으로는 '은행 및 금투관리부', '보험관리부', '저축은행관리부' 등 업권별 부서에 리스크 담당과 정리 담당을 함께 두는 방향이다. 조직개편을 실시할 경우 업권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리스크 담당에서 정리 담당으로 인원 이동이 수월해진다고 전했다.

위 사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내년도 업무추진 방향 중 한 축으로 제시했다. 이에 상환능력 없는 취약계층 채무자에 대한 시효 연장 중단, 원금 감면율 확대, 채무조정 신청서류 간소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계좌번호 등으로 잘못 송금한 돈(착오송금) 구제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민병두 정무위원장이 예금보험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소비자가 계좌번호 등을 잘못 입력해 송금이 잘못됐을 때 예보가 피해자에게 80%의 가격으로 착오송금 채권을 매입해 우선 구제하고, 이후 법적 절차를 통해 이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위 사장은 "개인이 착오송금 소송을 할 때는 소송비용 등으로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예보 전문가가 여러 사례를 모아 소송하면 보다 효율적인 소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