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가 베트남 디지털 결제사업에 진출한다. 베트남에서 가장 많은 지점을 보유한 리엔비엣포스트은행과 협업해서다.

비씨카드는 지난 12일 베트남 우체국 네트워크를 독점하고 있는 리엔비엣포스트은행과 결제 플랫폼 디지털화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13일 밝혔다. 리엔비엣포스트은행은 베트남 내 267개 지점과 1110개 우편거래소를 통해 각종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씨카드, QR결제 시스템 베트남에 수출한다
비씨카드는 이번 MOU를 통해 다양한 중장기 디지털 사업분야에서 리엔비엣포스트은행과 협업하기로 했다. 맞춤형 카드 상품 및 서비스 개발, QR코드 등을 활용한 간편결제 디지털 플랫폼 구축 등이 대표적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리엔비엣포스트은행의 디지털화 및 결제사업에 공동투자하는 등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씨카드와 리엔비엣포스트은행이 손을 잡은 것은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비씨카드는 지난달 국내에서 QR코드 결제서비스를 본격 도입하는 등 디지털 결제사업 확산에 공들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결제시장은 경쟁자가 많아 확산에 속도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엔비엣포스트은행과의 협업은 보유한 경쟁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비씨카드의 판단이다. 디지털 결제시스템이 한국만큼 발달하지 않아 시장 주도권을 잡고 확산에 나서기 쉬운 환경이다. 리엔비엣포스트은행도 이 분야에서 경쟁력이 높은 비씨카드와 손잡음으로써 성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이문환 비씨카드 사장(사진 오른쪽)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리엔비엣포스트은행 본사를 방문해 응우옌딘탕 리엔비엣포스트은행 회장(왼쪽), 응우옌킴안 베트남 중앙은행 부총재 등을 만나 향후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이 사장은 “베트남 내 독보적인 인프라를 보유한 리엔비엣포스트은행과의 협력은 의미가 크다”며 “베트남 결제사업에 진출할 큰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씨카드 측은 이번 MOU가 해외사업 확대의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씨카드는 2011년부터 인도네시아, 인도 등의 결제사업자와 협업을 논의하며 해외사업 진출 전략을 짜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베트남 결제중계망 사업자 나파스(NAPAS)와도 ‘현금 없는 사회’ 조성을 위한 MOU를 맺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