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왜 하필 건설현장에서 발견됐데….”

지난 17일 대구 북구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발견된 개미가 18일 붉은불개미로 확인되자 환경부 관계자들의 탄식이 터져나왔다. 이날을 기점으로 붉은불개미 주무부처가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환경부로 바뀌게 됐다. 붉은불개미는 그동안 항만에서 발견돼 검역본부가 대응을 총괄했다.

하지만 항구를 벗어나는 순간 주무부처의 부담에서 벗어난다. 농지에서 발견되면 농촌진흥청이, 산지에서 발견되면 산림청이 맡는다. 도시공원에서 발견되면 국토교통부가 대응하고 그 외 지역은 환경부가 맡는 구조다. 부처 간 조정을 담당하는 국무조정실에서도 그동안 담당했던 경제조정실 대신 사회조정실이 총대를 메게 됐다.

붉은불개미의 출현 지역에 따라 주무부처가 바뀌는 건 외래 생물 대응에 대한 정부의 컨트롤타워 부재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외래 생물 관련 법률이 환경부, 해양수산부,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부처별로 나뉘어 있다 보니 관리 일원화가 안 되고 업무별로 부처 간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일도 생기고 있다. 부처 간 칸막이 행정의 전형적인 사례다.

한 정부 관계자는 “지금의 구조에서는 대비 태세에 구멍이 생길 여지가 크다”며 “외래 생물 유입에 일원화된 대응 조직을 갖춘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하면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고경봉/심은지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