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독일차 신화'… 수입차 판도 바뀌나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등 이른바 독일 자동차 ‘빅3’의 명성이 흔들리고 있다. 배출가스 인증 조작 및 요소수 분사량 조작 논란에 이어 BMW 차량의 연쇄 화재 사고까지 터졌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주행 성능과 내구성, 안전성 등 측면에서 일반 브랜드보다 우수하다는 소비자 인식까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들어 BMW 차량 36대(미니 브랜드 2대 포함)에 불이 났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BMW 측은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에 결함이 생겨 화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하지만, 문제가 된 EGR을 장착하지 않은 BMW 차량에도 불이 나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생겨 화재가 발생했는데 BMW가 이를 숨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BMW가 2016년부터 화재 가능성을 인지했지만 2년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벤츠와 아우디도 기술 관련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아우디는 2015년 배출가스 인증서류를 조작한 사실이 발각됐다. 이 때문에 약 2년간 한국에서 차량을 팔지 못했다. 벤츠와 아우디는 최근 요소수 분사량을 조작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독일 프리미엄 3사는 명품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최근 그 위상을 상실하고 있다”며 “이번 BMW 화재 사고로 독일 3대 프리미엄 브랜드의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수입차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화재 발생 우려 때문에 BMW 차량 판매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BMW와 벤츠는 한국 수입차 시장을 양분하다시피 해왔다. 올초부터 판매를 재개한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과 독일 브랜드 전체가 판매량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독일 빅3는 올 1~7월 수입차 시장의 56.5%를 차지했고, 독일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62.3%에 달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