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통해 디자인 강소기업을 육성하겠다.”

윤주현 디자인진흥원장, 제조업 100대 디자인 기업 육성… 2020년까지 총 400억원 투입
윤주현 한국디자인진흥원장(사진)은 24일 광화문에 있는 한 식당에서 취임 90일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국내 중소기업의 디자인 활용률은 16%에 불과하다. 영국(33%) 프랑스(36%) 등 선진국에 비해 낮다. 평균 디자인 투자비는 연간 약 1억원으로 대기업 28억원에 비해 훨씬 적다. 중소기업중앙연구원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68%가 디자인 개발 또는 개선을 해본 경험이 전혀 없다.

윤 원장은 “애플 삼성 LG 다이슨 등 세계적인 기업은 불황일수록 디자인 경영을 강화했다”며 “디자인은 기업 경영은 물론 국가 경쟁력을 혁신하는 주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다이슨은 기술과 디자인을 결합해 최적의 핵심 기능과 형태를 찾아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 날개 없는 선풍기 등 신개념 제품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는 “디자인 혁신 유망 중소기업을 선정해 디자인은 물론 마케팅 홍보 측면에서 다각도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디자인진흥원은 2020년까지 총 400억원을 투입, 제조 분야 100개 디자인 강소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디자인은 단순히 외형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최근 인간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 문제점을 해결하는 서비스 디자인 수요가 늘고 있다. 서울 염리동 소금길이 대표적인 예다. 소금길은 어둡고 인적이 적어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곳이었다. 이 길을 산책로로 개방, 산책하고 운동할 수 있도록 꾸몄다. 전신주에 번호를 표기해 사고가 발생하면 어느 지점인지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범죄예방 디자인으로 범죄를 줄일 수 있었다. 윤 원장은 “서비스 디자인을 활용해 정책 개발과 제도 개선 등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디자인 창작물이 제 값을 받도록 산업디자인진흥법 개편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산업계에 모방 등 디자인 창작권(지식재산권) 침해 문제가 만연하고 디자인 창작물이 제 값을 받지 못하는 등 불공정 관행이 적지 않다”고 “하반기까지 디자이너의 임금 기준과 디자인 개발비의 적정 단가 기준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