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블리 제공
사진=임블리 제공
'스타일난다'가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 로레알에 매각된 이후 '제2의 스타일난다'를 꿈꾸는 중소·중견 패션·화장품 업체들이 눈에 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업계의 화장품 사업 진출이 활발하다. '스타일난다'와 비슷하게 초기에는 의류 사업으로 시작해 화장품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부건에프엔씨는 2013년 후발주자로 여성 의류 쇼핑몰 '임블리'를 오픈했다. 사업 초기 매출은 약 30억원 규모였으나 2015년 출시한 색조 브랜드 '블리블리(VELY VELY)'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임블리'의 연 매출은 2015년 480억원, 2017년 1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블리블리' 출시 초기에는 립스틱 4종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100개가 넘는 제품군이 있을 정도로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임블리(임지현)'라는 여성 모델을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부건에프엔씨 전체 매출의 1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블리블리'는 국내 백화점에 총 1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면세점과 올리브영에도 입점될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최근에는 중국과 일본 등 해외 판로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는 '스타일 난다'의 성공 모델과 유사하다. 김소희 전 난다 대표는 2005년 쇼핑몰 스타일난다를 론칭한 뒤 2009년 화장품 3CE를 선보이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해 전체 매출 1600억원 중 화장품 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70%에 달했다.

2011년 설립된 패션 커머스업체 '피피비스튜디오스'도 여성 온라인 쇼핑몰 '츄' '아이스크림12' '모스빈' 등을 운영하고 있다. 2013년말부터 자체 화장품 브랜드 '베이지(Beige)'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츄'가 해외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화장품 브랜드와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오프라인 의류 브랜드 중 LF도 주력 패션 브랜드 헤지스를 통해 오는 9월 남성 화장품 라인 '헤지스 맨 스킨케어'를 내놓는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지난 3월 ‘부띠크케이 모이스트 모이스트(제품명)'라는 이름으로 상표권을 출원하고 화장품 사업을 검토 중이다.

화장품과 패션은 연관성이 높아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나는 분야로 꼽힌다. 위탁 생산을 통해 제조가 용이해 시장진입 장벽이 낮고, 투자 비용 대비 높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력 상품 개발에 성공하면 매출 증대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 등 글로벌 진출까지 모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온·오프라인 의류 브랜드들이 화장품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소·중견 패션 업체들이 정체된 의류시장 내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고정고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상황에서 브랜드 콘셉트에 딱 맞는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할 경우, 업종간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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