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땜질 처방’으로 비판받는 부분은 경제 분야뿐만이 아니다. 환경 교육 등 각종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임시방편책이 적지 않다.

정부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5기의 가동을 이달부터 6월까지 4개월간 중단하기로 했다. 가동 중단으로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소요되지만 실제 미세먼지 감축 효과는 의문이다. 작년에도 노후 석탄발전소 8기의 가동을 한 달간 멈췄지만 미세먼지는 1% 줄어드는 데 그쳤다.

서울시도 미세먼지가 심한 날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요금 면제’ 정책을 폈지만 승용차 출퇴근은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결국 사흘간 150억원가량을 쓰고 나서 서울시는 이 제도를 자진 철회했다.

국내 대기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를 놔둔 상태에서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정책을 편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는 지난 1월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중국과 협력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중국과 미세먼지 데이터 공유 확대’ 정도에 그쳤다.

교육 분야에서도 임시방편식 처방이 줄을 잇고 있다. 교육부는 이달부터 유치원·어린이집의 방과후 영어수업을 금지하려다 학부모들이 반발하자 금지 여부를 내년 초에 결정하겠다고 발을 뺐다. 영어 조기교육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당장의 미봉책을 낸 결과다. 교육부는 지난해에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개편해 현재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적용하려다 여론의 반발에 밀려 현재 중학교 3학년부터 적용하는 것으로 바꿨다. 당시 학부모 사이에선 학생부종합전형 개선, 고교학점제 도입 등 ‘큰 그림’을 도외시한 임시방편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셌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한 개선책도 마찬가지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공직자 등이 받을 수 있는 선물 상한액을 농수축산품과 그 가공물에 한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렸다. 그러나 한우나 홍삼은 10만원 이하로 상품을 구성하기가 어려워 제도 변경으로 값싼 외국산 농산물이 주로 혜택을 보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