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들은 OECD에 가입한 지 20년이 지난 만큼 한국이 아젠다를 제시하는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혁파 등 OECD의 제안을 활용해 사회를 한 단계 끌어올리자는 제언도 이어졌다.

대사들은 지난 20년간 한국의 국격이 크게 올랐다고 진단했다. 양수길 전 대사는 “1997년 외환위기 직후에 OECD 대사로서 해외에 나갔을 땐 한국을 모르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정정당당한 멤버(회원국)가 됐다”고 말했다.
[OECD 가입 20년 아직 머나먼 선진국] 선진국 클럽에서의 한국 역할은
대표적인 계기가 2009년 한국이 제시한 녹색성장을 OECD가 채택했을 때다. 양 대사는 “정작 한국에선 녹색성장 논의가 죽어버렸다”며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국내 아젠다가 달라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중수 전 대사는 “이제까지 한국은 선진국을 성실하게 따라하는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에 가까웠다”며 “이제는 글로벌 아젠다를 앞장서 제시하는 국가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윤종원 대사는 “생산성만 끌어올리다간 소득이 악화된다는 문제의식 아래 OECD에서도 대안을 고심하고 있다”며 “한국도 함께 고민해 해법 마련에 기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