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의 부도 위험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로 상승해 회사채발 쇼크를 예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수요둔화와 높은 차입비율이 중국기업들의 역동성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중국기업들을 대거 신용등급 하향조정 대상인 부정적 관찰대상에 편입하면서 올해 중국 기업들의 부도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중국 기업들의 신용이 악화함에 따라 부도를 내는 곳이 작년 9곳에서 두자릿수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S&P에 따르면 신용등급을 매긴 중국기업 240곳 중 15%는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 비율은 1년 전 8%에 비해 2배로 늘었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리 S&P 아시아태평양지역 신용등급 담당 책임자는 "지난 4주간 중국 기업의 신용이 크게 악화됐다"면서 "신용등급 하향조정 가능성이 있는 기업의 비율은 18%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추가 악화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신용등급을 매기는 107개 중국 비금융기업 중 12%를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려, 신용등급 하향조정 여부를 검토중이다.

이 비율은 작년 1월 7.4%에서 급등한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그동안에는 중국 경제에 유동성이 풍부하고, 중국 당국이 기업부도를 막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기 때문에 중국기업의 부도가 드물었다고 평가했다.

중국 기업부채가 15조 달러, 국내총생산(GDP)의 145%에 달하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의 부도가 잇따를 경우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당국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중국 당국이 향후 3년간 좀비기업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나서 과잉설비산업으로 분류되는 철강, 석탄, 부동산, 교통, 건설자재 등 부문의 중국 기업들의 부도가 대거 용인될 수 있다고 무디스는 내다봤다.

이들 기업 중 상당수는 이미 부채에 파묻힌 상태다.

200대 중국기업 중 차입비율이 높은 30곳은 부채가 연간 벌어들이는 수익의 21배에 달한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