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본이 경제 구조개혁 없이 엔저(低)에만 의존한다면 회복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호주를 방문 중인 현 부총리는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아베노믹스에 대한 전 세계적인 회의론이 대두되기 시작했다”며 “강력한 엔저 정책이 일본을 장기침체에서 조금 끌어올릴 수는 있겠지만, 구조개혁이 수행되지 않는 한 회복이 지속적일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 공격적으로 시장을 개방하고, 한국처럼 경제구조 개혁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베노믹스가 ‘통화 완화’와 ‘재정 지출’이라는 두 개의 화살을 써왔지만, 이젠 ‘구조개혁’이란 세 번째 화살을 꺼내 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 부총리는 이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조 호키 호주 재무장관과의 양자회담 자리에서도 각 국가의 경제구조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양적완화 축소에 신흥국 간 차별화가 나타나는 이유는 각 국가의 기초체력 차이”라며 “과거 한국의 위기 경험이 구조개혁을 위한 위장된 축복(blessing in disguise)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선진국에서도 환경·금융 등 분야에서 규제가 증가하면서 민간부문의 개혁 요구가 강화되고 있다”며 “한국의 구조개혁 노력이 인상적”이라고 화답했다.

시드니=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