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 회사인 LG이노텍은 18일 사업부장 4명을 전원 교체하고 5명의 상무를 새로 선임하는 2013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지난달 28~29일 인사를 끝낸 다른 LG 계열사보다 20일가량 늦었다.

LG이노텍이 타 계열사와 달리 뒤늦게 인사를 한 것은 200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주사인 (주)LG와 LG이노텍은 “사외이사들의 개별 일정을 조율하다 보니 이사회 날짜가 연기돼 인사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LG 안팎에서는 LG이노텍이 ‘나홀로 지각인사’를 한 배경이 인사 폭을 둘러싼 이견과 관련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부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문책론과 “어려운 환경 속에 선전한 만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지난달까지 맞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인사에서 송상호 (주)LG 인사부장이 상무로 승진해 LG이노텍의 최고인사책임자(CHO)로 이동했다.

송 상무 외에 김희전 상무, 박승태 상무, 이혁수 상무, 정호림 상무 등 4명이 임원이 됐다. 매년 1~2명의 전무와 부사장 승진자를 배출하던 것과 달리 올해엔 기존 임원 중 승진자가 한 명도 없다. 동시에 사업부장 전원이 물갈이됐다.

기판소재사업부장인 김창환 전무가 주력 사업인 LED(발광다이오드)사업부장으로 옮겼고, DN(디스플레이네트워크)사업부장을 맡았던 정용선 전무가 DN사업부와 차량부품사업부를 합쳐 새로 만든 전장부품사업부장이 됐다.

유승옥 상무와 노시동 상무가 각각 기판소재사업부장과 광학솔루션사업부장으로 새로 임명됐다.

실적이 부진했던 다른 사업부와 달리 카메라모듈로 회사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한 광학솔루션사업부장이 바뀐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일명 ‘회장님폰’으로 불린 ‘옵티머스 G’ 후속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옵티머스 G에 들어가는 1300만화소 카메라 모듈 수율을 끌어올리지 못해 옵티머스G 생산에 차질을 가져온 것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는 얘기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조직을 일부 개편한 것이지 옵티머스 G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