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스마트(smart)’다.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스마트 워크, 스마트 대학까지 온통 스마트한 세상을 이야기한다. 핵심은 스마트한, 그야말로 똑똑한 창의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스마트하게 문제를 잘 해결하면서도 비용이 적게 드는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까.

산업사회가 도래한 이래 최고의 의사 결정은 단연 ‘선택과 집중’이었다.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사업을 찾는 데 더 노력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기존 사업에 집중할 것인가. 그러나 요즘에는 ‘선택과 집중’을 선택한 기업 중 승리하기는커녕 위기조차 피해가지 못하기도 한다. 왜 그럴까. 흔히 상반되는 두 가지 상황에 직면했을 때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고 나머지는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즘같이 변화가 심한 환경에서는 상충된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실행에 옮겨야 최상의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수익성과 미래의 새로운 성장엔진을 동시에 찾아야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가격과 품질, 통제적인 인사 관리와 자율적인 인사 관리, 사업 다각화와 집중화, 경쟁과 협동, 단기 성과와 장기적 성공 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이렇게 상충돼 보이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실행에 옮기고, 비용도 줄여야 최상의 성과를 끌어낼 수 있다.

모임도 상반되는 두 목표, 보람과 재미가 있어야 오래 간다. 문제는 어떻게 상반된 요구를 스마트하게 만족시켜 가느냐는 것이다. 이럴 때 트리즈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조건 분리, 상반된 요구 조건을 만족시킨다. 예를 들면 건설업이 요즘 많이 어렵다. 반면에 더 까다로워지는 고객의 상반된 요구를 잘 관찰해서 사업을 하면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파트는 편리하기도 하지만, 답답하고 단조롭기도 하다. 그래서 전통 한옥의 푸근함과 멋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아파트의 편리함과 한옥의 멋스러움을 한 데 모으고 공간적으로 분리해서 조화시키면 어떤 아이디어가 나올까. 정답은 ‘한옥 아파트’다. 겉은 아파트인데 안에는 한옥 구조로 이뤄져 있다.

상반된 요구를 시간 개념으로 나눠서 만족감을 높여주는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게 바둑과 골프다. 바둑과 골프의 기본 룰은 간단하다. 초기에는 누구나 배우기 쉽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깊이와 재미가 더해진다. 중독성까지 생긴다. 바둑과 골프 산업이 수백년 동안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며 발전해오고 있는 이유를 알 만하다. 시간적으로 분리해서 상반된 두 요구, 배우기 쉽고 간단한 것과 변화도 있고 깊이도 있는 복잡한 것을 잘 조화시킨 사례다. 이런 것들을 분석적으로 생각해보고 트리즈를 배우면 사업, 갈등, 딜레마 해소와 모호한 상황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경원 < 한국산업기술대 교수·한국트리즈학회 이사 lkw@kp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