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금호석유화학 워크아웃 압박
금호산업.타이어 이르면 오늘 워크아웃 신청 발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추진되는 가운데 이 그룹의 오너가 구조조정을 위해 사재를 출연하는 쪽으로 구조조정 방안의 가닥이 잡히고 있다.

하지만, 채권단이 금호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석유화학도 워크아웃에 집어넣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이에 대해 금호 측이 난색을 보이면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30일 "채권단과 금호그룹이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상당한 의견 접근을 봤다"며 "워크아웃의 범위와 대주주의 경영 책임을 놓고 막바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을 워크아웃에 집어넣고 채권단이 출자전환 등 자금 지원을 하면 그룹 오너의 사재출연 등 대주주가 경영책임을 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채권단과 금호그룹 사이에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삼구 명예회장 등 금호그룹 오너가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재를 출연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채권단과 금호그룹은 구체적인 사재출연 방법과 규모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또 금호그룹에 금융석유화학도 워크아웃 대상에 포함해 그룹 전체적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금호 측은 금융석유화학을 워크아웃에 넣으면 그룹 경영권이 채권단에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워크아웃을 하더라도 금호그룹의 경영권을 보장하되 대주주에게 사재출연을 보다 많이 하도록 하는 등 경영 책임을 강하게 묻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채권단은 금호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과거 차입을 통해 인수한 대우건설 이외에 대한통운도 매각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대한통운의 현금창출 능력이 좋다는 점 때문에 금호 측이 수용할지 불투명하다.

채권단은 금호그룹이 추진 중인 대우건설 연내 매각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고 산업은행이 사모펀드(PEF)를 만들거나 채권단 공동으로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호그룹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해서는 이르면 이날 워크아웃 신청 여부를 최종 결정하고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열리는 금호산업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지 주목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그룹과 채권단 간의 쟁점은 금호석유화학의 워크아웃 여부와 그룹 오너의 사재출연 수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호그룹의 구조조정과 채권단의 자금 지원, 대주주의 경영책임 등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양측의 협의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지만 가능한 빨리 결론을 낸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윤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