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파산보호 신청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도화선이 됐던 리먼브러더스가 '보너스 잔치'를 벌여 논란이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 리먼브러더스 유럽법인이 총 5000만달러 규모의 보너스 및 보수 지급 계획을 미국 뉴욕 파산법원으로부터 승인받았다고 보도했다. 리먼 유럽법인은 230명의 파생상품 트레이더 등 직원들에게 1인당 수백만달러의 연말 보너스를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먼 유럽법인은 지난해 파산 당시 5300여명이던 직원 숫자가 현재 10분의 1도 안 되는 440여명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2800여명은 지난해 리먼 유럽 · 아시아법인이 일본 노무라증권에 인수된 뒤 노무라 쪽으로 넘어갔고 나머지 2000여명은 다른 금융사로 이직하거나 회사를 그만뒀다. 리먼 유럽 측 관계자는 "직원 엑소더스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라며 이 같은 보너스 지급 계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최근 영국과 프랑스 정부가 강도 높은 금융사 보너스 규제안을 내놓은 뒤 나온 것이라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고 FT는 전했다. 게다가 지난 9일 노무라증권은 전 리먼브러더스 직원들에게 2년간 보장했던 보너스 지급 계약을 연장 갱신할 의사가 없다고 밝혀 리먼 유럽법인에 남은 직원과 노무라로 옮겨간 직원 간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