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들의 반보호무역주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보호무역 장벽들은 더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25~35%의 추가 관세를 부과키로 하자 중국이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상대국을 고소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WTO와 국제무역 모니터링단체 글로벌트레이드얼러트(GTA)는 14일 각각 보호무역 확대를 우려하는 보고서를 냈다. 시몬 에버네트 GTA 이사는 "평균적으로 주요 20개국(G20)은 사흘에 한 번꼴로 반보호무역주의 약속을 깼다"고 말했다. GTA에 따르면 G20 국가들은 지난해 11월 워싱턴에서 보호주의 배격을 선언한 이후에도 100건이 넘는 새로운 보호무역 조치들을 통과시켰다.

각국 정부가 계획을 세워놓고 아직 시행하지 않은 보호무역 조치들만 130건에 달한다. 러시아가 국경 간 거래에 대한 관세 인상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나,남아프리카공화국이 백인이 아닌 사람이 소유한 자국 기업에 대한 정부조달 특혜를 주는 것,일본이 위생 규정을 강화해 식료품 수입을 제한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GTA는 차별적인 무역법 조항이 자유주의 무역법에 비해 6배 더 많으며,전 세계에서 교역되는 상품 가운데 90% 이상은 일부라도 보호주의 조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55개국으로부터 수출제한 조치를 받았고 미국이 49개,일본이 46개 조치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에버네트 이사는 "보호주의 조치는 자동차와 농업 같은 사양산업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WTO도 이날 보고서를 내고 지난 4~8월 세계 12개국에서 자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과 반덤핑 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주의적 정책이 최소 74건 이상 도입됐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인도가 각각 1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아르헨티나가 9건,중국이 8건으로 뒤를 이었다.

한편 주요국들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을 재개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