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7일 “미국 은행들의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등에 따르면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날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위성연설을 통해 “위기상황이 아닌 때에도 현재보다 더 많은 완충자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린스펀 전 의장은 “인간 본성이 바뀌지 않는 한 이같은 위기를 막을 수는 없다”며 “자본을 대체할 만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이는 지난주말 런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논의된 은행의 자본확충 강화방안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또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핵심물가 상승률이 내년초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하지만 각국 중앙은행이 엄청난 유동성을 투입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중앙은행들이 자산가격 상승세를 진정시키지 못한다면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는 “(인플레이션 억제는) 정말 중요하고 반드시 해내야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린스펀 전 의장은 지난 2001년 경기후퇴 이후 너무 오랫동안 저금리를 유지해 현재의 금융위기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JP모건은 현재 G20의 계획대로 은행 자본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도입되면 유럽 은행들은 당장 수백억달러에 달하는 신규 자본을 조달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유럽 은행들은 우선주를 비롯해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인 하이브리드 형태의 자본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최근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회의에서 자기자본 가운데 기본자본(tier1)은 대체로 보통주나 이익유보금이어야 한다는데 합의한 바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