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위기에 따른 비상경영체제를 내년 상반기는 돼야 정상경영체제로 되돌릴 계획이며 위기를 벗어나더라도 투자와 고용을 크게 늘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일 500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현 경제상황 인식과 향후 대응'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처럼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기업들 중 '경영성과가 언제쯤 바닥을 탈출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이미 바닥을 지났다'고 답한 비율은 22.6%에 그쳤다. '현재 바닥을 통과 중'이라는 응답은 29.5%,'3개월 이내'는 10.4%,'올해 말'은 22.6%로 전체적으로 올 하반기라는 대답이 62.5%에 이르렀다. '2010년 이후'를 답한 기업은 14.2%였다.

경비절감 임금동결 등 비상경영 조치를 환원시키는 시점에 대해선 '2010년 상반기'라는 응답이 36.5%로 가장 많았다. '이미 시작했다'는 15.8%에 그쳤으며 '2009년 말'은 20.4%였다. '2010년 하반기'역시 14.8%에 머물렀다. 신창목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거시지표상 경기는 1분기에 이미 바닥을 지났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불안심리를 떨치지 못해 당분간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현재의 생산설비와 고용수준이 적당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각각 67.6%와 66.0%가 '적정하다'고 답했다. 반면 '부족하다'는 답은 각각 20.8%와 25.2%에 그쳤다. 기업들은 올 하반기 중 투자 규모를 묻는 질문에 54.2%가 '불변'이라고 답했으며 17.8%와 14.6%가 각각 '10% 이하 확대''11% 이상 확대'를 택했다. 대신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답도 13.0% 수준으로 나타났다. 올 하반기 중 고용 계획에 대해서도 '불변'이 73.2%에 달했다.

신 연구원은 "기업들의 경제상황 인식이 실제 상황에 비해 비관적이어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도 있다"며 "정부는 기업들이 불확실성 위험을 감수할 수 있도록 투자 및 고용 촉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