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 전환대출 1만명 돌파] (上) 한국은 신용구조조정중‥연 42% '살인이자' 12%로
전환대출자 이자부담 1000억원이상 줄어
채무재조정 통해 원금도 최대 57%까지 탕감
김씨는 우연히 알게 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전환대출 보도를 보고 이를 신청,연 48%의 살인적인 이자율을 연 11.5%까지 낮출 수 있게 됐다. 개인적인 빚을 포함해 월 110만원까지 내던 이자 부담도 15만원으로 줄어들면서 정상적인 가정을 꾸려갈 수 있게 됐다. 김씨는 "가장의 실직으로 가정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면서 "다행히 전환대출 덕분에 다시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례2. 두 번의 뇌졸중 수술로 심한 통증 속에서도 가족을 돌봐야 하는 박순경씨(가명 · 63세).남편은 1998년에 당한 교통사고로 10년 넘게 집에 누워있고,아들은 크론씨병이라는 희귀성 병을 앓고 있는 난치성 환자다. 박씨가 진 빚은 2000여만원.원금은 970여만원이지만 그동안 제대로 이자조차 내지 못해 갚아야 할 이자만 원금과 맞먹는 930여만원으로 늘어났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인 박씨는 신용회복기금의 '채무재조정'을 통해 이자는 전액 면제받고 원금도 최대 30%까지 감면받을 수 있게 됐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있는 동안은 상환유예가 가능해 당분간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 2000만원이 넘는 빚이 670만원으로 줄어들고 그나마 빚 독촉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박씨는 큰 위안을 받고 재활의 의지를 다질 수 있게 됐다.
캠코가 운영하는 전환대출과 채무재조정이 저소득층 서민들의 선제적 신용관리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전환대출은 저신용층(신용등급 7~10등급)이 대부업체 등에서 높은 금리로 빌린 채무를 저금리의 은행대출로 갈아타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12월 시행 이후 1만명이 넘게 신청했다. 캠코는 전환대출을 받은 후 평균 대출 이자율이 연 42%에서 12%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1만명의 전환대출 신청으로 인한 이자 부담 경감효과도 1000억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최대 상환기간인 5년을 기준으로 전환대출 신청 이전에는 이들이 갚아야 할 돈이 2045억원에 달했지만 전환대출 후 1335억원으로 1070억원이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개인이 3000만원의 채무를 연 45% 금리로 3년간 갚아야 할 경우 매월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원리금 포함,153만원.총 상환액은 5515만원으로 이 중 이자만 2500만원으로 원금의 83%에 달한다. 반면 이를 연 12%의 전환대출로 갈아탈 경우 월 상환액은 99만원으로 줄어들고 총 상환액도 3587만원으로 2000만원의 이자를 내지 않아도 된다. 매달 50만원 이상을 생활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캠코 관계자는 "전환대출을 통해 신용도를 높일 수 있고 연체 위험도 해소함으로써 시중은행과의 거래가 가능해지는 등의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채무재조정은 3000만원 미만의 금융권 대출금을 3개월 이상 연체한 경우 이자를 전액 감면하고 원금을 최대 8년에 걸쳐 분할 상환토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원금도 최대 57%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전환대출과 채무재조정 모두 채무금액이 3000만원 이하를 지원 대상으로 하고 있어 소액 생활자금을 고금리로 빌린 저신용자들의 신용회복에 적합한 제도다. 실제로 전환대출을 신청한 1만명 중 1000만원 이하 소액대출이 전체의 3분의 2가량인 64.3%를 차지하고 있다.
캠코 관계자는 "전환대출은 열심히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서민들에게 정부가 선제적으로 과도한 금리 부담을 경감시켜 금융채무불이행자로 전락하지 않고 생활이 안정되도록 지원하기 위한 제도"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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