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유럽연합(EU)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사실상 종료되고 협상타결 선언이 임박했다는 소식이다. 이에 따라 EU 이사회 순회의장국인 스웨덴을 방문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한 · 스웨덴 정상회담을 갖는 자리에서 양측이 구두로 FTA 타결을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와 EU는 물론 세계 무역질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거대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하는 것이어서 그 의미는 실로 크다.

그동안 한 · EU FTA 협상타결에 마지막 걸림돌이 됐던 것은 관세환급, 원산지 규정 등이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협상단 차원의 합의는 끝냈다고 했고, EU도 통상정책자문기구인 '133조 위원회'회의를 열고 지금까지 한국정부와 벌인 협상결과를 수용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일부 회원국들이 더 검토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협상안 자체를 흔들 만한 변수는 아니라는 분석이고 보면 한 · EU FTA는 이제 법률적 선언만 남았다고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다.

미국에 이어 EU와의 FTA협상이 타결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1,2위 거대 경제권과의 자유무역을 위한 역사적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아시아 국가로서는 처음있는 일로 FTA에 뒤늦게 출발한 열세를 일거에 만회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실제로 한 · EU FTA는 미국 이상으로 경제적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U로서는 아시아 진출에 중요한 자유무역 거점을 구축하는 효과가 있겠지만 역으로 말하면 이는 EU 자본의 한국 진출을 더욱 촉진(促進)하는 것이다. 또 보다 확대된 EU시장에 더 과감하게 진출, 수출을 되살리고 녹생성장에서 앞선 EU와의 기술 등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 물론 수입증대로 타격이 예상되는 일부 농산업 분야도 있지만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수도 있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아직 비준이 지연되고 있는 한 · 미 FTA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국제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침체되고 이로 인해 보호무역주의 압력이 강해지는 분위기에서 미국으로서도 새로운 명분과 계기를 찾고 있는 중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 우리로서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오고 있다. 유럽대륙, 미국을 잇는 아시아의 자유무역거점으로 새로운 경제적 도약과 함께 모든 부문에서 선진화로 갈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