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카드지출 8.66%↑..백화점매출 증가

주춤하던 신용카드 지출이 회복세로 돌아서고 백화점 매출과 자동차 판매가 급증하는 등 내수소비가 꿈틀거리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CSI)도 작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100을 넘어서고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7분기 만에 기준치인 100을 돌파하는 등 경제주체들의 경기회복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심리지표들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수출 등 실물지표는 여전히 부진하다며 경기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5월 카드지출 8%대 증가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5월 국내 신용카드 사용액(기업구매카드.현금서비스.카드론 제외)은 27조4천63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66% 늘었다.

올해 1월 3.89%, 2월 6.67%, 3월 6.22%, 4월 7.00%의 증가율을 기록한 점을 감안할 때 카드소비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7%로 1월 3.7%, 2월 4.1%, 3월 3.9%, 4월 3.6%에 비해 둔화한 만큼 실질 카드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작년 1~9월 평균 20.62%의 증가세를 보이던 카드 사용액은 경기침체가 본격화한 10월에 15.23%, 11월에 9.80%, 12월에는 9.09%로 증가율이 급격히 떨어진 바 있다.

여신협회는 최근 국민소득과 고용 등의 감소세가 둔화하고 주식 등 자산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카드사용액 증가율도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내수지표로 꼽히는 백화점 매출과 자동차 판매도 지난달에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롯데백화점 5월 매출은 전 점포 기준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1%, 기존 점포 기준으로는 7.0%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전 점포 기준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20.3% 늘었으며, 올해 3월에 문을 연 부산 센텀시티점을 제외하면 8.1% 증가했다.

5월 자동차 내수 판매는 12만4천44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3% 증가했고, 전월 대비로 31.7%나 급증했다.

자동차 판매급증은 정부의 노후차량 세금감면 조치 등 세제 혜택이 힘입은 바 크지만, 내수회복 신호로도 해석되고 있다.

◇심리지표 잇달아 기준치 넘어서

현장에서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개선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5로 작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100)를 넘어섰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앞으로 생활형편이나 경기, 수입 등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기업들도 올해 3분기부터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1천56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09년 3분기 기업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3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110'으로 집계돼 7분기 만에 기준치(10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환율하락과 주가상승 등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이 이어짐에 따라 가계와 기업이 경기에 대한 불안감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전문가들은 수출과 고용 등 실물지표가 여전히 부진해 아직 경기회복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조심스러운 견해를 내놓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전날 발표한 경제동향보고서(그린북)에서 "세계 경제의 하락세가 다소 진정되는 징후가 보이고 국내 경제도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회복의 강도가 약하고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유가 상승 우려 등으로 향후 경기를 낙관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최근 심리지표들이 비교적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수출이 -20%대에서 헤매고 산업생산 지표는 간신히 반등하는 등 실물지표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