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지난 6개월간 우리는 여유자금으로 견뎠지만 하반기에는 기업들의 부실이 현재화될 수 있는 만큼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증현 장관은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조찬 강연에서 "올해는 비정규직 전환, 노조 전임자 임금, 복수노조 허용 문제 등 노사문제에 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윤 장관과 문답.

--노사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비정규직 전환, 노조전임자 임금 문제에 대해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정말 올해에는 노사문제가 중요한 화두가 된다.

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7월1일이면 비정규직 보호법 2년의 시한이 되면서 7월 이후에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 안되면 실직해야 하는 상황이다.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한 법인데 이 법이 실직을 초래하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올 것 같다.

2년을 4년으로 늘리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추경예산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기업의 비용 부담을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연말이 되면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연기했던 문제와 복수노조 허용 문제도 등장한다.

노동부를 중심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를 위해 어떻게 합리적으로 개편할지 올해 내에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겠다.

시기적으로 지금은 좀 이르고 (드릴) 말씀이 제한적이다.

큰 전환점이 될 해다.

--내수를 키워야 한다고 했는데, 규제완화와 녹색뉴딜 등이 내수와 어떤 관계가 있나.

▲두가지 주안점은 대외의존도가 높으니 내수 규모를 확대해 완충 부분을 늘려야 한다는 점과 별도의 투자가 필요없는 서비스산업을 선진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규제완화를 얘기하는 것이다.

의사 처방이 필요없는 일반의약품(OTC)을 편의점에서도 팔면 편의점 매출이 20~30% 늘고 종업원 임금도 늘 것 아니냐.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즉 영리법인도 해야 하며 병원도 산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 국제학교를 만들면 비용도 줄이고 부모와 같이 살면서 교육할 수 있다.

결국 규제 완화가 필요한 것이다.

녹색은 새로운 성장 방향이다.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고 지구 온난화에 대비해 앞서가는 계기가 되고 새로운 성장의 모델을 살릴 수 있다.

--서비스산업에서 의료.교육 관련해서는 부처 간 이견 있는데.
▲의료 시스템은 민영 의료보험을 중심으로 시장 기능을 중시하는 미국식과 거의 공적보험으로 가는 영국.유럽 시스템이 있는데 둘 다 문제가 있다.

영국은 거의 무료지만 의사들이 제한된 수가로 봉사하다 보니 메리트가 없다.

그래서 미국 등 다른 나라로 가버리고 저개발 후진국에서 의사를 모집한다.

환자들은 병원에 가면 퇴원을 안 한다.

병원 한 번 가려면 3~4개월 기다려야 한다.

보건복지부와 공동 용역을 맡길 것이다.

서민이나 경제적 약자가 질 높은 서비스 받도록 해야 한다.

첫번째로 당연지정제는 유지할 것이다.

지금 비영리 법인은 계속 비영리로 남아야 한다.

신규만 영리로 가든지 말든지 하면 된다.

영리와 비영리의 역할 분담을 조화롭게 할 수 있는 길이 있다.

공공부문에서 보험료를 주지 못하는 비급여 항목이 많다.

이런 부분도 보충해야 한다.

영리 병원 의사가 비영리 병원에 가서 일정 시간 봉사하는 방안 등 올가을에 좋은 대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외국에서 사람들이 오면 학교 가는 게 가장 큰 문제이고 그 다음이 병원이다.

제주에서부터 시작해보자는 생각이다.

남해안 다도해는 전부 묶어놔서 종합적으로 개발이 안 된다.

그래서 서비스산업에 관광이 들어갔다.

그야말로 돈이 될 수 있는 레저타운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설악산이 알프스보다 못한 산이 아니다.

규제완화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간이 활발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제가 좋아진다고 하니 기업이 구조조정을 회피하는 상황인데.
▲10년전 외환위기 때는 금융기관 몇 개 문 닫고 대기업이 무너지고 했는데 그 당시엔 부실이 현재화돼 있었다.

그때는 구조조정에 대한 컨센서스가 필요 없었다.

외국은 구조조정 이 상시화돼 있다.

우리 기업들은 뽑을 때 왕창 뽑지만 외국은 수시로 뽑고 수시로 나간다.

외환위기 때 부채비율이 421%였는데 지금 상장기업 부채는 100% 내외다.

4분의 1이다.

이제 내 돈 갖고 장사한다는 의미로 그렇게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이다.

은행의 BIS는 지금 11~13%로 외환위기 때보다 배 이상 좋다.

작년 9월 리먼 사태가 터졌는데 한국은 고속도로 차량 통행량이 줄지 않고 시내 교통도 밀린다.

외국에선 이런 우리나라 통계를 보고 경제위기를 정말 겪느냐에 묻는다.

지난 6개월간 우리는 리저브(여유자금)로 견딘 것이다.

그러나 실업자가 늘고 있다.

하반기에 유의해야 한다.

기업들 부실이 현재화될 것이다.

기업 입장에선 조금만 시간 더 달라고 한다.

지금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의해 구조조정을 주채권은행이 주도한다.

정부 역할은 주채권은행이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주채권은행이 대기업 그룹 45개에 대해 평가하고 5월말까지 재무개선 약정을 맺는다.

거래 기업과 주채권은행의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합리적인 대안이 나올 것이다.

한치도 소홀하지 않을 것이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경제정책에 대한 통합.조정기능을 높여야 한다는 기대가 있었는데 서비스 산업을 놓고 부처 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일부 당과 엇박자로 중도 좌초한 경우도 있었다.

개선책은.
▲팀과 조직력은 제도이기 이전에 사람의 문제다.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운영의 묘가 중요하다.

이젠 어느 한 사람의 천재가 이끄는 시대는 지나갔다.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으고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

부임한 바로 다음 날 한은 총재와 간부들이 회동, 원만하고 합리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으며 시장에선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서비스산업은 오랜 세월 굳어져 온 것인데 어떻게 하루아침에 되겠나.

그러면 각 부처는 왜 있겠느냐. 같으면 합쳐 놓지. 부서 나름의 고유 기능이 있고 수단도 다르다.

관계 부처 간에 갈등도 있다.

다만 시장에 혼선을 주지 않기 위해 무대 뒤에서 활발한 토론을 모색하고 합리적 대안을 만들어 일관된 목소리를 내겠다.

나름대로 이 문제에 대해 원만하게 팀플레이 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내년에 예산 10% 줄어드나.

▲보도에 혼선이 있었다.

실무자들과 논의 과정에서 내년에는 세수가 줄고 투자는 늘어나니까 재정이 열악하다.

건전성을 유지해야 하다 보니 당국자가 내년에는 어렵다고 10% 예산 줄인다는 각오로 해달라고 얘기했다.

일부 보도는 예산지침에 숫자가 나갔다고 보도됐는데 그것은 아니다.

재정전략회의를 5월 하순에 한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박용주 기자 prince@yna.co.kr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