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의 상황이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여 걱정스럽다. 어제 닉 라일리 GM 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이 방한해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GM대우가 굿GM에 포함돼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며 "그러나 GM본사의 자금지원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GM대우 지분 추가인수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는 "지분구조의 변경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한마디로 산은의 지원만을 요구한 것이나 다름없고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GM 본사의 파산 위기를 감안해도 대주주의 책임은 방기한 채 일방적으로 우리의 지원만 요구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미 산은 등이 5억달러에 달하는 선물환계약 만기를 연장해 유동성의 급한 불을 꺼준 데 이어,GM 본사의 지원을 전제로 우리 채권단도 적극적인 지원 입장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도 더욱 그렇다.

결국 GM대우의 독자 생존이 불가피해졌다는 얘기인데,문제는 그것이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자동차 판매시장이나 GM대우의 재무상황을 볼 때 자립기반을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인 까닭이다.

물론 GM대우의 수많은 부품업체나 고용효과,지역경제에서의 비중을 고려할 때 회생이 바람직한 방향임은 틀림없다. 그렇더라도 대주주가 전혀 지원 의지를 보이지 않고, 경쟁력 유지도 의문시되는 상황에서 우리 은행들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지원할 수는 없는 일이다.

현재 GM대우의 지분 28%를 보유한 2대주주인 산은은 다각적인 대비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정말 불가피할 경우 자금지원이나 지분의 추가인수에 나서게 되더라도 과연 GM대우의 생존과 자립경영이 가능한지 철저하고 정확한 조사,고강도 자구노력이 선행(先行)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