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은행권 부실자산 처리안 발표

미국 재무부가 현지시간으로 이르면 23일 은행권 부실자산을 처리할 세부방안을 발표합니다.이번 발표내용에 따라 우리 주식시장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10일 정부와 헤지펀드,사모펀드,연기금 등 민간 투자자들이 초기 5000억달러,향후 최대 1조달러 규모의 공동펀드를 만들어 은행권 부실자산을 매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관심은 어떻게 민간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펀드의 실효성을 높일 것인지로 모아지는데요.

현재 알려진 내용은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재무부가 민간 투자자들의 부실자산 매입 자금을 대부분 지원해 주는 방식입니다.민간 투자자들이 매입 자금의 3% 정도만 부담하고,나머지는 시장 수준보다 낮은 금리로 미 정부로부터 대출을 받아 부실자산을 인수토록 유도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습니다.

물론 민간 투자자들은 부실자산 매입 경쟁입찰을 통해 선발합니다.부실자산의 시장가격이 형성되도록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는 민간 투자자들과 공동펀드를 구성한다는 것이지요.민·관 공동펀드는 부실자산을 인수해 일정 기간 보유합니다.앞으로 시장 상황이 호전돼 매입한 자산가격이 상승하면 이익을 나눠갖게 됩니다.

민간 투자자들의 적극 참여가 관건

은행권이 이렇게 부실자산을 털어내 자본건전성이 크게 높아지면 정부가 의도한대로 소비자와 기업들에 대한 대출이 대폭 늘어날 수 있습니다.미국 정부는 지난해 구제금융 1차분 3500억달러를 은행권에 직접 쏟아부었습니다.하지만 부실자산으로 인해 자본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은행권은 돈을 제대로 풀지 않았습니다.오바마 정부는 때문에 민·관 공동펀드를 조성해 ‘돈맥경화’의 원인인 부실자산을 제거키로 한 것입니다.

하지만 민간 투자자들이 공동펀드에 적극 참여할지가 관건입니다.최근 미 최대 보험사인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의 보너스 파문을 지켜본 이들은 정부 대출을 받고 참여했다가 AIG와 같이 보너스 환수 등 제재를 받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그래서 미 정부가 공동펀드 투자자들에게는 제재를 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이번에는 시장의 신뢰를 받을지도 주목됩니다.그는 지난달 10일 공동펀드의 기초계획을 야심차게 발표했으나 알맹이가 없었습니다.다우존스지수가 4.6%나 하락해 체면을 구겼습니다.이어 지난달 25일 금융시장 안정책으로 은행권의 스트레스 테스트 세부안을 발표했을 때도 주가가 1.0%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가이트너 장관은 AIG 보너스 파문의 책임소재 논란에 휩싸여 공화당 등으로부터 사퇴압력까지 받고 있습니다.가이트너 장관의 신뢰 회복 여부는 시장이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던 부실자산 처리 세부안의 내용에 좌우될 것 같습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