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침체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사상 최초로 100달러(마감가 기준)를 넘어서면서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 주말보다 4.51달러(4.7%) 급등한 배럴당 100.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WTI는 이날 장중 배럴당 100.10달러를 기록,지난 1월3일 세운 100.09달러의 사상 최고가 기록도 갈아치웠다.

알라론 트레이딩의 상품시장 분석가 빌 플린은 "최근 원유값은 미국의 경기 둔화 등 경제상황보다는 잇단 수급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골람 노자리 이란 석유장관이 3월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나설 것이라고 시사한 발언과 지난 주말 하루 7만배럴을 생산하는 텍사스주 앨론USA 정유소의 폭발사고 등이 잠재해 있던 수급불안감을 증폭시켰다는 설명이다.약달러도 원유 등 상품투자에 자금이 몰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하지만 마켓워치는 세계 최대 원유소비국인 미국의 경제 성장 둔화에 따라 유가 100달러 시대가 오래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WTI 가격은 올해 초 배럴당 100달러를 장중 돌파했지만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이달 초엔 배럴당 90달러를 밑돌기도 했다.매년 2분기가 석유 수요가 줄어드는 시기임을 감안하면 이날 상승폭은 더욱 과도하다는 반응이다.

반면 중개업체 옵션셀러의 제임스 코디얼 설립자는 약달러 추세로 상품시장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유가가 10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포브스는 물가 상승을 감안할 경우 1980년 오일쇼크 당시 최고가인 103달러 선에는 아직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5일 열리는 OPEC 회의에 주목하고 있다.이번 회동에서 OPEC 회원국들이 감산에 합의할 경우 유가는 상당기간 추가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현재로선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선을 유지하면 OPEC이 감산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