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의 철강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조치가 WTO 협정에 위배된다는 최종 판결을 내린 가운데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세이프가드를 유지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백악관 관계자가 밝혔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세이프가드는 미국 철강 업계에 구조조정의 기회를 부여,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WTO 규정과 완전히 부합하는 조치"라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그는 "미국은 WTO 보고서에 전반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WTO 규정은 세이프가드를 허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미국 정부는 이번 결정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며소비자,생산업체,의회의 견해를 경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클렐런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세이프가드 유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를 철폐할지 또는 수정할지에 관해선 밝히지 않았다. 아칸소 주와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를 방문중인 부시 대통령도 세이프가드와 자신이 주장하는 자유무역 정책이 배치되지 않는 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자유무역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우리는 무역의 세계에 살고 있으며 무역이공정하고 자유롭게 이뤄지도록 노력한다면 미국에 일자리를 찾을수 있을 것"이라고말했다. 내년 재선을 치러야하는 부시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 업체들이 공정한 대우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세이프가드와 자유무역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조치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철강 제조업체는 세이프가드를 지지하고 있으며 일부 소규모 철강 사용업체들은수입 철강 가격 상승으로 타격을 입는다면서 반대해왔다. 철강제조업체가 몰려있는 주는 내년 재선 판도에 결정적 역할을 미칠 수 있을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부시 대통령은 이들 주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2000년 선거에서 철강 제조 업체가 몰려 있는 웨스트버지니아주,오하이오주 선거인단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는 또 철강업체가 몰려있는 펜실베이니아 주를 22차례나 방문했다. 일부 언론들은 세이프가드가 일자리를 보호하기보다는 빼앗아가고 있다는 지적을 들면서 부시 대통령이 어느 시점에서 이 조치를 철회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부시 대통령이 세이프가드 조기 철폐를 결정하지 않는다면 이 조치는 2005년 3월까지 시행된다. 앞서 WTO 분쟁처리 상급위원회는 최종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가 WTO 협정에 위배된다고 최종 판정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3월 외국산 수입철강 제품에 대해 향후 3년간 8-30%의 추가관세를 매기는 내용의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표했으며, 이에 대응해 한국을 포함한 8개국은 미국을 WTO에 공동 제소했었다. (워싱턴 블룸버그.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