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의 핵심인 소비가 전쟁 위협에 크게 위축되면서 계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전망을 더욱 어둡게 했다. 미 상무부는 미국의 개인 소비가 지난달 연율 기준으로 7조4천900억달러에 그쳐2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밝혔다. 개인소비 총액이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지난 90년12월-91년 1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경제가 침체에 빠진 상태에서 걸프전을 준비하던 때다. 미 미시간대의 권위있는 소비자체감지수도 3개월째 하락해 3월에 77.6에 그친것으로 이날 발표됐다. 지수는 이로써 지난 93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월의 지수는 79.9였다. 반면 개인 소득은 2월에 0.3% 증가해 0.4%를 기록한 전달에 이어 2개월째 소폭이나마 증가세가 이어졌다. 개인 소득은 2월에 0.2% 증가할 것으로 앞서 예상됐다.그러나 2월중 가처분 소득은 0.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인플레를 감안한 개인소비 감소율은 2월에 0.4%로 전문가들이 예상한 감소폭 0.1 %를 초과했다. 1월의 감소율은 0.1%였다. 나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조엘 나로프 사장은 "소득이 소폭이나마 늘어나는 추세 임에 반해 소비가 계속 줄어든 것은 전쟁 위협으로 인해 미국인이 씀씀이를 줄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3월에도 이런 상황이 이어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BMO 파이낸셜 그룹의 폴 페를리 연구원은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이것이 가라앉지 않는 한 2.4분기에도 소비가 계속 약세를 보일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인플레 관측 수단으로 쓰는 개인소비지출지수는1월에 0.2% 상승한데 이어 2월에도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FTN 파이낸셜의 크리스토퍼 로 수석연구원은 그간의 전쟁 위협으로인한 "에너지 가격 상세가 인플레 상승을 초래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일시적인 현상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실질적으로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FRB가 지난주 처음으로 전쟁을 명분으로 향후 경제가 어떻게 전개될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음을 상기시키면서 FRB가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FRB가 차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까지 금리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불변이기는 하나 장기전이 될 경우 그 이전에라도 금리를 더 내려 경기를 안정시킬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차기 FOMC는 오는 5월 6일로 예정돼있다. 미 연방기금금리는 지난 41년 사이 가장 낮은 1.25%다. 한편 미 일각에서는 의회가 전쟁으로부터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또다른 감세 조치를 승인할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미 상원은 최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제출한 10개년 감세안 규모를 근 절반으로 줄여 통과시킨 바 있다. (워싱턴 블룸버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