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 패커드(HP)의 마이클 카펠라스 사장이 법정 관리를받고 있는 거대 통신기업 월드컴의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11일 관측됐다. 이와 관련해 HP는 이날 카펠라스가 회사를 떠난다고 확인하면서 "그가 다른 직업적 경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 스트리트 저널도 월드컴 이사회가 비공식적으로 카펠라스를 최고경영자로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카펠라스는 퇴진한 존 시그모어의 뒤를 이어 월드컴의 회장겸 최고경영자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그러나 카펠라스 외에 XO 커뮤니케이션스의 댄 아커슨 회장겸 최고경영자와 벨 사우스의 개리 포시 부회장도 월드컴 사령탑 물망에 오르고 있다면서 "카펠라스가 최종 낙점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월드컴의 새사령탑이 "금주안에 발표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소식통들은 카펠라스가 월드컴으로 옮길 경우 그의 강력한 추진력이 이 회사를회생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관계자들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컴팩의 회장겸최고경영자였던 카펠라스는 이 회사가 HP로 흡수되면서 사장직을 맡았다. 회계부정 스캔들로 인해 지난 7월 22일 파산보호를 신청해 법정 관리를 받고 있는 월드컴은 내년 중반께 회생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월드컴은 법정 관리를 받고있기는 하나 10억달러 이상의 현금 유동성이 있으며 11억달러의 선순위변제채권이있다. 선순위변제채권이란 파산에도 불구하고 그 액수만큼 우선적으로 변제가 가능한 대출을 받을 수 있음을 말한다. 카펠라스의 월드컴행 관측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지난주 월드컴이 과거 주식을 공모하면서 "투자자를 오도"한 혐의가 있다면서 이 회사를 제소한 것과 때를 같이해 나왔다. 메릴 린치의 스티븐 밀루노비치 연구원은 "카펠라스가 그간 HP 경영에 긍정적인영향력을 미쳤다"면서 따라서 "칼리 피오리나 HP 회장겸 최고경영자가 카펠라스 없이 회사를 제대로 이끌지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HP 주식은 이같은 우려가 반영돼 11일 오후장(현지시간)에 주당 1.45달러,8.69% 폭락한 15.23달러에 거래됐다. (뉴욕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