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팀= 올해 최대 실적을 올린 주요 대기업들이 하반기에는인재확보와 연구개발(R&D) 투자에는 적극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설비투자에는 보수적인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5930], LG전자[66570], 포스코[05490], 현대차[05380] 등은 최근 우수인력 확보와 연구개발 비용 확충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설비투자는 당초 계획을 유지하거나 소폭 늘리는 쪽으로 하반기 경영기조의 가닥을 잡았다. 미국 경기침체, 남미경제 위기 등 전반적인 세계 경제의 여건이 불안한 상황인만큼 현금보유고를 높이면서 섣부른 설비확대보다는 2-3년후에 대비, 인재를 육성하고 연구개발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인재확보, 연구개발 투자 강화 =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내 계열사들은반도체 등 핵심사업부문에 국적에 상관없이 석박사급 핵심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CEO를 포함한 경영진이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등을 돌며 직접 인력유치에 나서고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올초 인재채용에 이사회 결의만으로 스톡옵션을 지급할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으며 2조6천억원인 올해 R&D 예산을 하반기에 더 확대하 방안을 검토중이다. LG전자는 8천300억원으로 책정된 R&D 비용을 하반기 우수 연구인력 확보와 신사업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500억-1천억원을 증액키로 했으며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들도 10월까지 MBA 석.박사 인력을 100여명 가량 뽑기로 했다. LG는 주요계열사 인사담당자들로 구성된 `해외 우수인력 유치단'을 미국에 수시로 파견하고 있다. 포스코는 상반기 미주지역에서 38명의 해외전문인력을 채용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유럽, 일본, 중국 등지에서 석사학위 이상 취득자를 중심으로 30명의 전문인력을추가 확보키로 했다. 현대차는 환경친화적 신기술.공법과 수소연료전지 버스 개발 및 2003년형 베르나와 아반떼XD 등 신차개발을 위해 R&D 투자를 당초 9천300억에서 1조1천400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SK도 5천억원의 연구개발비를 계열사별로 탄력적으로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설비투자는 보수적 = 대부분의 기업들은 하반기 설비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수준에서 유지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TFT-LCD 5세대라인에 1천억원, 휴대폰 증설에 700억원 등 2천300억원을 늘려 연간 투자규모를 4조6천500억원에서 4조8천800억원으로 늘리고현대차는시설개조 등으로 1천300억원을 증액해 5천300억원을 투자키로 했지만 각각 6조원, 2조원의 현금보유고를 감안하면 설비투자 확대 규모는 예상보다 적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설비투자비를 연초 계획했던 6천200억원선에서 묶기로 했고 포스코는올해 연간 투자규모 2조1천억원을 상반기 1조원, 하반기 1조1천억원을 집행하되 추가 투자는 자제하기로 했다. INI스틸도 설비보수 1천200억원, 포항 북항개발 200억원 등 연간 1천400억원의투자를 계획하면서 당분간 재무안정화에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불요불급한 투자지출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은 아파트 분양수입 등으로 보유현금이 작년말 3천297억원에서 올6월말 5천72억원으로 늘었지만 지난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난지 얼마되지 않는 만큼 아직까지 신규사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하반기에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현실에서 설비투자를 섣불리 확대하기보다는 이를 관망하면서 2-3년후 사업과제를 점검하는 보수적인 경영기조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yk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