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에 웬만한 뉴스는 귀에 안 들어 올 것 같다. 온 국민의 이목이 4일 월드컵 D조 한국-폴란드전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양국 대통령도 이날 정상회담에 이어 나란히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개막전부터 이변이 속출해 한국팀도 뭔가 해낼 것이란 기대가 드높다. 재계에선 '기본·소신·추진력'으로 요약되는 히딩크 감독의 지도력을 경영에 도입하려는 시도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재빠르게 히딩크에 관한 책을 낸 축구해설자도 있다. 금주에도 월드컵을 활용한 행사가 이어진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일부터 사흘간 서울에서 한미재계회의를 연다. 민간차원의 경제협력을 모색하는 자리다. 또 기업들마다 방한한 다국적기업 CEO들을 상대로 각개전투식 제휴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영화사들이 신작 개봉 일정을 월드컵 뒤로 미룬 데서 알 수 있듯 금주엔 경제이슈도 많지 않은 편이다. 우선 5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눈에 띈다. 시장에선 거의 99% 콜금리 동결을 점친다. 환율이 급락한 덕에 경기과열이나 물가 부담이 완화됐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경기진단에 대한 금통위의 '코멘트'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환율은 여전히 걱정거리다. 18개월 만에 달러당 1천2백20원대로 내려왔다. 달러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월초여서 추가 하락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엔화환율의 움직임과 정부 개입 가능성이 변수다. 수출이 4,5월 연속 늘었지만 수출계약·선적에 따른 시차를 감안하면 실제 원고(高)로 인한 수출 피해는 이달부터 서서히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재계에선 3일 GM의 보 앤더슨 구매담당 부사장의 방한에 자동차 부품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GM은 국내 부품업계에서 조달물량을 늘릴지 여부를 조사한다. 5일엔 삼성 사장단회의가 열려 국적을 불문하고 우수인력을 확보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증시는 지난주말 종합주가지수 800선,코스닥지수 70선이 무너진 뒤에도 일단 추가조정을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오는 12일 '트리플 위칭데이'를 앞둔 불안심리 탓이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은 울상이다. 정치권에선 합동연설회 일정을 빡빡하게 잡아 놓았지만 유권자들이 선거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어서다. 나라 밖에선 인도-파키스탄의 분쟁을 중재하기 위해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두 나라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의 경제지표 가운데 ISM제조업지수(3일) 실업률(7일) 정도는 챙겨봐야 할 것 같다. 오형규 경제부 차장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