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조조정 시장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당초 예상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팔리는 회사가 속속 등장하고 매각 후 감자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업계는 높은 투자수익률을 찾아다니는 자금이 '구조조정 시장'을 그 대상으로 점찍고 대거 몰려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관련업계 및 채권단에 따르면 최근 인수제안서를 받은 극동건설에 10여개 업체가 응찰했다. 이 가운데 일부 컨소시엄은 기업가치를 훨씬 상회하는 2천억∼3천억원의 인수대금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전에 참여한 한 컨소시엄 관계자는 "극동건설의 가치는 높게 잡아도 1천8백억원선임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라고 말했다. 최근 최종 인수자가 결정된 쌍방울은 당초 예상가격이 2천5백억∼2천6백억원선이었지만 최종 입찰에 나선 애드에셋과 코러스 2개 컨소시엄이 모두 3천억원이 넘는 가격을 써냈다. 미도파도 당초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5천억원이 넘는 가격에 롯데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최근 매각작업이 시작된 뉴코아에도 국내외 유수 유통업체들을 포함한 23개 업체가 인수의사를 표명했다. 한 투자자문사 사장은 "상장된 기업은 주식인수 후 차익 실현이 용이해 사채업자 등의 집중 표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문사나 기업구조조정회사(CRC)의 경우 아직 발행되지 않은 주식에 웃돈을 얹어 매각,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등 인위적 주가조작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