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의 내년초 회복 전망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기대 이상의 경기지표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미 언론들의 인터넷판 경제기사들은 장밋빛 일색이었다. '경제가 전환점에 와 있다(The economy is at the turning point)' '2002년 경제를 위해 보다 확실한 발판위에 서있는 경제(Economy on surer footing for 20002)' '경제가 마침내 코너를 돌아섰나?(Has the economy finally turned the corner?)'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 뉴욕타임스 CNN은 소비자신뢰지수가 높아지고 주택판매가 늘어나자 경제기사에 이같이 밝은 헤드라인을 달았다. 소비자신뢰지수는 문자 그대로 폭등했다. 비영리 민간경기예측기구인 컨퍼런스보드가 지난 28일 발표한 12월 지수는 93.7로 전달(84.9)보다 8.8포인트나 올라갔다. 이 상승폭은 98년 2월이후 최대다. 당초 예상치는 89~90선. 향후 3~6개월간의 소비활동을 예고하는 이 지수는 국민 소비지출과 직결돼 있다. 미 경제에서는 제조업계의 생산(경제의 약 20% 차지) 동향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게 국민소비다. 소비가 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분의 2로 거의 절대적이다. 이 지수가 급등한 것은 앞으로 국민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임을 의미한다. 이 지수가 6개월만에 처음으로 상승한데다 상승폭도 예상을 뛰어넘자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초 경기회복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빌 더들리는 "경기회복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며 빠르면 내년 3월, 늦어도 내년 여름에는 경기회복세가 본격화 될 것으로 진단했다. 이날 발표된 11월 신규주택판매도 6.4% 늘어난 연율 93만4천채를 기록했다. 이 역시 예상치(연율 88만8천채)를 크게 상회한 수치다. 역사적으로 주택경기는 소비지출과 함께 미 경기를 지탱해준 양대축이었다. 주택경기가 죽지 않는 한 경기침체가 장기화된 적이 없었다. 새로 집을 구입하면 가구나 가전제품 등 각종 내구재를 사야 한다. 신규주택 판매가 늘었다는 것은 소비가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실업수당 신청자수도 9.11 테러 이후 처음으로 3주 연속 40만명을 밑돌았다. 12월14~20일 한주동안 신규실업수당 신청자수는 39만2천명으로 소폭 늘기는 했다. 그러나 예상치보다 8천명이 적었다. 이와 관련, 뱅크원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는 "노동시장의 한파가 다소 누그러지고 있다"며 "이는 경기가 바닥에 접근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11월 내구재주문은 전달보다 4.8% 감소했으나 예상(5% 감소)보다는 좋았다. 경제전문가들은 내년 1월 첫째주에 발표될 지표들까지 좋을 경우 경기회복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제조업경기동향을 나타내는 NAPM(전미구매관리자협회) 12월지수, 11월 건설지출, 12월 실업률 등이 내년 1월2일부터 4일 사이에 발표된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