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복구시스템(DRS)이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모든 정보가 빛의 속도로 오가는 디지털시대에 만일의 사고에 대비한 재해복구시스템은 필수적이다. 특히 고객의 거래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금융기관의 경우 재해복구시스템은 핵심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재해복구시스템은 금융거래를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에서 생기는 데이터를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백업센터에 따로 저장해 두는 시스템을 말한다. 지진 홍수 등 천재지변이나 방화 테러 등 사고가 발생해 전산시스템이 다운됐을 경우 곧바로 백업센터에 있는 정보를 가져와 큰 문제없이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게 해 준다. 몇년전만해도 국내 금융기관들이 갖고 있는 재해복구시스템은 하루나 일주일 단위로 저장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들어 실시간으로 백업하고 복구도 한두시간이면 완전히 이뤄지는 첨단 재해복구시스템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재해복구시스템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월 "재해복구시스템 구축 권고안"을 발표해 금융기관들이 재해복구시스템을 갖출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내년이면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재해복구시스템 도입이 활발해질 전망된다. 국내 재해복구시스템 시장 규모는 지난해 7백억원에서 내년엔 2천5백억~3천억원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금융기관들의 재해복구시스템 도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7월부터 국내 은행권에서는 재해복구시간이 가장 빠른 재해복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분당 전산센터와 경기도 용인의 현대정보기술 마북리 데이터센터를 광케이블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생겨도 2시간안에 주요 업무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이 시스템 구축에 1백억원을 투입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한국은행 전산백업센터"를 열었다. 주전산센터와 전산백업센터간 실시간 백업방식으로 2시간이면 업무재개가 가능하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부터 시스템 구축을 시작했으며 1백30여개 금융기관과 재해발생을 가정한 종합테스트를 거쳤다. 증권사 중에는 신영증권이 지난 99년 일찌감치 재해복구시스템을 도입했다. 신영증권의 재해복구시스템은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주전산센터와 분당에 있는 증권전산의 데이터센터를 연결해 데이터를 백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백업 공간은 3백GB에 달한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