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방송이 제대로 시작되기 위해선 지상파 위성 케이블 등 전송매체의 디지털화가 선결돼야 한다. 이와 함께 방송프로그램 등 콘텐츠의 디지털화, TV 등 방송수신기의 디지털화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전송 매체의 디지털화만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전송 매체의 디지털화가 콘텐츠와 수신기의 디지털화를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송형식이라고 할 수 있는 전송매체의 디지털화는 위성방송을 필두로 케이블방송과 지상파방송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디지털 위성방송의 경우 지난 1994년 미국의 '디렉(Direc)TV'가 세계 최초로 다채널 디지털 위성방송을 실시했다. 그후 96년 프랑스, 97년 일본 등 90년대 중반 이후 위성방송을 시작한 국가는 전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채택했다. 아날로그로 시작했던 영국의 '비스카이비(BSkyB)'와 스칸디나비아의 '비아샛(Viasat)'도 98년과 지난해 각각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현재 위성방송의 디지털화는 거의 1백%에 가깝다. 케이블TV의 디지털화는 위성방송에 비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위성방송이 위성 발사만 성공하면 디지털화가 가능한 반면 케이블TV의 디지털화는 각 가입자 주거지까지 배선을 바꿔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케이블TV의 디지털화는 전세계적으로 20% 정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미국의 AT&T는 1천3백만 케이블TV 가입자중 약 3백만 가입자에게만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상파방송 역시 위성방송과 케이블TV에 이어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다. 세계 최초로 디지털 지상파방송을 시작한 것은 지난 98년 영국의 'ITV 디지털'로 30여개 비디오 채널과 인터넷 등 다양한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99년 스웨덴, 2000년 스페인, 2001년 핀란드 등이 디지털 지상파 방송을 실시했다. 미국의 경우는 거대 도시 지역부터 점차적으로 디지털 지상파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디지털방송은 위성방송 케이블방송 지상파방송 외의 매체를 이용해서도 가능하다. 즉 인터넷, ADSL, 무선케이블 등을 통한 디지털방송의 전송이 가능하다는 것. 하지만 지식재산권 문제나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디지털방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크지 않거나 축소되는 추세에 있다고 스카이라이프 연구소는 설명한다.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