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이 세계화 반대주의자들의 시위를 우려, 20년 전통을 깨고 올해 합동 연차 총회를 워싱턴 시내에있는 이들 기구의 본부 건물에서 개최하기로 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1일 보도했다. 포스트는 IMF와 세계은행이 워싱턴DC 경찰 당국과 협의한 끝에 그동안 회의 장소로 이용하던 매리엇 워드먼 파크호텔을 올해에는 포기하기로 결정했으며 주민들은 이러한 결정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고 전했다. 매리엇 워드먼 파크호텔은 스위스대사관과 국립동물원, 고급 식당 등이 몰려 있어 색다른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조용한 주택가인 우들리 파크에 위치해 있다. 경찰 당국은 회의 장소를 워싱턴 시내에 있는 이들 기구의 본부 주변으로 옮기면 종전처럼 경비 병력을 두 곳으로 분산시키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IMF와 세계은행은 183개 회원국에서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등 대표 7천여명이 참석하는 2001년 합동 연차 총회를 오는 9월 말-10월 초 개최할 예정이나 세계화부작용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4만명이나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치안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짜고 있다. 그러나 세계화 반대 시위를 조직하고 있는 관계자들은 대회 장소 변경이 자신들의 주장을 더욱 확실하게 만들 뿐이라며 기염을 토하고 세계은행과 IMF 대표들이 머무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집회를 열 것이라고 위협하고 나섰다. 한편 워싱턴 경찰은 베트남전 당시의 반전 집회 이후 최대 규모가 될 세계화 반대 시위에 대비하기 위해 뉴욕, 볼티모어, 필라델피아에 모두 3천명의 경찰관 지원을 요청, 자체 인원을 포함해 6천여명의 치안 병력을 확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