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골프장이 생길 때면 언제나 "영입대상 0순위"로 꼽히는 인물들이 있다. 안양베네스트GC(옛 안양CC) 출신들이다. 그래서 안양베네스트는 골프계 CEO들을 배출해내는 "골프 사관학교"라고 불린다. 안양베네스트GC는 그동안 안용태(GMI) 성상용(렉스필드) 조한창(이스트밸리) 윤인권(한국골프엔지니어링) 사장과 김헌수(서원밸리) 대표 등 골프계에서는 알아주는 전문경영인들을 낳았다. 이들은 삼성의 고(故)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골프장 수목과 잔디관리의 비법을 전수받은 전문가들이다. 뿐만 아니라 그룹 특유의 "철두철미한 관리와 합리주의 경영기법"을 익혀 골프장 관리 및 경영의 베테랑으로 꼽히고 있다. 이들은 가는 곳마다 명문 골프장으로 일궈내는 "마이더스의 손"으로 통할 정도다. 안용태 사장은 지난 67년 제일모직에 입사한 후 고려병원 삼성생명 삼성건설 삼성화재 등을 거쳐 83년 안양골프장 지배인을 맡았다. 부장에서 상무까지 만 10년동안 지배인으로 근무한 그는 30년의 역사를 지닌 안양골프장의 최장기 지배인이기도 하다. 과학적인 코스관리와 그린키퍼 양성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던 그는 잔디연구소 설립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95년부터 일동레이크GC 사장을 역임한뒤 지난 99년초 골프종합컨설팅 회사인 GMI를 차렸다. 성상용 사장은 지난 77년 삼성전자로 입사해 86년부터 10년동안 안양CC와 동래CC(지금의 동래베네스트GC)의 지배인까지 지냈다. 97년 10월엔 경기도 여주에 있는 웅진그룹의 렉스필드CC 사장으로 취임했다. 안양CC에 재직하는 동안 "코스 리뉴얼" 공사를 책임지고 진행했던 성 사장은 렉스필드CC의 운영방침에 대해 "코스와 서비스 등의 측면에서 기존 골프장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차원의 골프장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렉스필드는 올해말이나 내년초에 정식 개장할 예정이다. 조한창 사장은 지난 81년부터 신라호텔에서 5년간 근무한 뒤 86년 안양CC로 자리를 옮겨 5년간 부지배인으로 근무했다. 골프장 근무자는 반드시 코스관리를 알아야 한다는 안양CC의 방침에 따라 그는 약 10개월동안 결재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코스에 파묻혀 지냈다. 91년 남부CC의 상무로 영입된 뒤 이곳을 명문으로 끌어올렸으며 지난해엔 경기도 광주군의 경기CC 인근에 있는 이스트밸리CC(옛 청남CC) 사장을 맡았다. 오는 9월 정식 개장예정인 이 골프장에 조 사장은 벌써 "회원들이 요구하는 부킹을 1백% 보장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윤인권 사장은 오로지 코스관리만을 위해 청춘을 바친 케이스다. 지난 76년 용인자연농원(지금의 에버랜드)에 입사한 그는 이듬해부터 한해동안 안양CC에서 근무했다. 78년부터 5년동안 동래CC를 거쳐 83년에 다시 안양CC의 코스관리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91년 부지배인을 맡기까지 15년간을 안양CC의 코스관리에 매달린 베테랑이다. 윤 사장은 지난 92년 국내 최초로 골프장 위탁관리업체인 한국골프엔지니어링(KGE)을 설립해 골프장 설계와 건설에 대한 자문에 나섰다. 이들은 안양CC에 근무하던 시절 안 사장이 지배인이었고 성 사장과 조 사장은 부지배인이었으며 윤 사장은 코스관리과장, 김 대표는 총무영업과장으로 함께 일한 인연도 맺고 있다. 이들 "안양 골프 사관학교" 출신들은 지난 92년초에 "안양CC 출신으로 영원한 발전과 영광을 위하여"라는 뜻의 "안영회(安榮會)"를 만들었다. 안영회 회장인 성 사장은 "안양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골프장의 수준을 꾸준히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친목을 다지기 위해 2개월마다 모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모임엔 남부CC의 김용해 사장과 자유CC의 전봉우 사장은 물론 동래베네스트GC의 윤병인 총지배인, 가평베네스트GC의 한승구 총지배인, 제일CC의 정춘호 관리본부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안양CC 출신들은 국내 골프장의 전문경영인 시대를 활짝 열고 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